한화는 KAI 15.89% 확보, 수출입은행은 컨설팅...민영화 다시 움직이나
한화, 5000억 투입해 2대주주 굳혀...기업결합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KAI 26.41% 보유 수은은 18억 컨설팅...기업별 분석·재원조달까지 과업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확보한 직후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도 18억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컨설팅에 나섰다.
한화그룹 사옥 /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 컨설팅에는 국내 주요 우주·항공기업 개별 분석과 글로벌 앵커기업 육성, 실행계획과 재원 조달방안이 포함됐다. 제안요청서에 KAI나 민영화, 지분 매각이 직접 명시되지는 않았다.
12일 나라장터와 수출입은행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수은은 전날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을 공고했다. 사업예산은 18억원이다. 입찰은 다음달 22일까지 진행된다. 담당 부서는 수은 투자금융부다.
5000억 KAI 매입 끝낸 한화...15% 넘자 기업결합 신고
한화는 수은의 컨설팅 공고에 앞서 KAI 지분 매입을 사실상 마쳤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KAI 주식 336만3353주를 장내에서 4998억5077만원에 사들였다. 한화시스템의 지분율은 1.53%에서 4.98%로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보유하고 있다. 세 회사를 합친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15.89%다. 수출입은행 26.41%에 이어 2대 주주다.
한화시스템은 당초 연말까지 5000억원 한도에서 KAI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었다. 지난달 이사회 당시 7월 7일 종가인 주당 16만200원을 기준으로 312만1098주를 예상했다.
실제 매입은 약 한 달 만에 끝났다. KAI 주가가 내려가면서 5000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24만2255주를 더 확보했다. 한화시스템이 실제 투입한 금액은 한도의 99.97%다.
지분율이 15%를 넘어서면서 공정위 신고 절차도 시작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가 상장사 지분 15% 이상을 취득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한화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주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이번 신고만으로 KAI가 한화 계열사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는 KAI 주식 2574만5964주, 지분율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다. 한화와 수은의 지분율 차이는 10.52%포인트(p)다.
한화 내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KAI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에 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지난 5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지분을 계속 늘려왔다.
사진제공=KAI
한화는 지난달 3일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우주·항공 분야에 5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레이더, 위성 등을 갖고 있고 KAI는 KF-21과 FA-50 등 완제기 개발·생산과 체계종합을 맡고 있다.
KAI 26.41% 쥔 수은도 18억 컨설팅
KAI 최대주주인 수은은 이번 컨설팅에서 국내 우주·항공산업과 주요 기업을 따로 분석한다. 제안요청서에는 '글로벌 우주·항공 앵커기업 육성 방안'과 단계별 이행 로드맵, 사업별 우선순위, 소요재원과 조달방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수은은 추진 배경으로 지난달 3일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적시했다. 정부가 우주·항공 산업 육성 계획을 내놓고 한화가 55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날이다.
이번 용역이 KAI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은이 공개한 제안요청서에도 KAI 지분 처분이나 민영화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KAI를 특정해 기업가치나 보유 지분 매각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도 없다.
수은은 다음달 2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용역기간은 계약 체결일부터 3개월 이내다.
한화는 KAI 지분 15.89%를 확보한 뒤 기업결합 신고에 들어갔고, 수은은 주요 우주·항공기업 분석과 재원조달 방안까지 포함한 컨설팅을 시작했다. 현재 공개되지 않은 것은 수은의 KAI 지분 처리 계획과 한화의 추가 지분 취득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