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3일(목)

세계 최초 NAND 만든 '日 자존심' 키옥시아 최대주주 자리 올라선 SK하이닉스

도시바 14.48%→14.12%...SK하이닉스 CB 투자 SPC 14.19%로 1위

1987년 세계 최초 NAND 개발한 도시바 메모리 계보...2018년 투자 이후 8년

SK하이닉스 3950억엔 투자...2028년까지 키옥시아 의결권 15% 상한


세계 최초 낸드플래시(NAND)를 만든 일본 키옥시아의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도시바가 지분을 줄이면서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CB) 방식으로 투자한 'BCPE 판게아 케이맨2'가 지분 14.19%로 도시바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의 전신인 도시바메모리에 투자한 지 8년 만이다.


지난 11일 키옥시아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10일 최대주주가 도시바에서 BCPE 판게아 케이맨2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변경 기준일은 지난 3일이다. BCPE 판게아 케이맨2가 보유한 키옥시아 주식은 7740만주로 의결권 기준 14.19%다.


日 키옥시아, 美 기업과 특허 소송 패소...“3400억 원 배상 판결”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Korea


직전까지 최대주주였던 도시바는 지난달 31일 7902만8900주, 14.48%를 갖고 있었다. 지난 3일 기준 보유 주식은 7703만8200주, 지분율은 14.12%로 낮아졌다. 사흘 사이 199만700주가 줄었다. BCPE 판게아 케이맨2와 도시바의 지분율 차이는 0.07%포인트, 주식 수로는 36만1800주다.


법적 최대주주는 BCPE 판게아 케이맨2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보통주 14.19%를 직접 보유한 구조는 아니다. 대신 SK하이닉스는 BCPE 판게아 케이맨2의 의결권 대부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를 들고 있다. 키옥시아도 올해 연차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와의 관계를 별도 항목으로 공시했다.


세계 첫 NAND 만든 도시바...39년 뒤 2대주주로


키옥시아의 뿌리는 도시바다. 도시바는 1987년 세계 최초 NAND 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다. 키옥시아 역시 회사 연혁 첫머리에 '1987년 세계 최초 NAND 플래시메모리 발명'을 명시하고 있다. 1992년에는 일본 미에현에 요카이치 공장을 세웠고, 2007년에는 세계 최초 3D 플래시메모리 기술을 발표했다.


도시바는 2017년 메모리 사업을 떼어내 도시바메모리를 출범시켰다. 이듬해 베인캐피탈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마쳤고, 2019년 회사 이름은 키옥시아로 바뀌었다. 1987년 세계 최초 NAND를 내놓은 지 39년 만에 도시바는 키옥시아 최대주주 자리에서도 내려오게 됐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 뉴스1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 뉴스1


이 과정에 SK하이닉스가 있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2017년 9월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을 통한 도시바메모리 투자를 의결했다. 당시 투자 규모는 3950억엔, 약 4조원이었다. 전체 투자액 가운데 1290억엔은 향후 최대 15%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CB에 투입하고, 나머지 2660억엔은 베인캐피탈이 만든 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인수 절차는 2018년 6월 마무리됐다.


당시 도시바메모리의 주요 주주는 베인캐피탈 측 BCPE 판게아 케이맨 49.9%, 도시바 40.2%, 호야 9.9%였다. 이후 키옥시아 상장과 기존 주주들의 지분 매각을 거치면서 주주 구성도 달라졌다. 지난 3월 말에도 도시바는 17.59%로 1대주주였고 BCPE 판게아 케이맨2는 14.17%로 뒤를 이었다. 넉 달여 만에 순서가 바뀌었다.


3950억엔 넣은 SK하이닉스...CB 전환 땐 의결권 행사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사업에서는 경쟁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글로벌 NAND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 29%, SK하이닉스 18%, 키옥시아 14% 순이다. SK하이닉스에는 솔리다임 실적이 포함됐다.


키옥시아도 연차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를 '경쟁사'로 적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한 CB는 키옥시아 주식 7740만주를 가진 BCPE 판게아 케이맨2의 의결권 대부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키옥시아 발행주식의 14.17%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는 키옥시아의 주식 수 변동에 따라 의결권 기준 14.19%가 됐다.


제한도 남아 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동의 없이 2028년까지 총의결권의 15%를 넘게 보유할 수 없다. 지난 3월 말 현재 CB는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키옥시아는 각국의 경쟁법과 외환·대외무역 관련 절차가 완료되면 CB를 BCPE 판게아 케이맨2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전환 이후에는 이 SPC를 통해 키옥시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도시바가 최대주주에서 내려오면서 그 전제가 하나 달라졌다. 키옥시아가 지난 10일 낸 최대주주 변경 공시에서 BCPE 판게아 케이맨2의 지위는 '2대주주'에서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로 바뀌었다. 도시바는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에서 '주요주주'로 변경됐다. 키옥시아는 같은 공시의 향후 전망란에는 "특기할 사항이 없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