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아들 해고에 엄마가 항의 전화"…Z세대 직장까지 개입하는 美 '헬리콥터 부모' 급증

미국 노동시장에서 성인이 된 Z세대 자녀의 직장 생활에 부모가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자녀의 취업 지원부터 해고 통보, 성과 평가까지 전방위적으로 관여하며 '헬리콥터 부모'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직장인들의 부모가 자녀의 업무 현장에 직접 나서는 일이 잦아졌다고 전했다. 헬리콥터 부모는 자녀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맴돌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개입하는 부모를 뜻한다.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한 인력 파견 업체 최고운영책임자(COO) 스티븐 클라크는 24세 남성 직원을 해고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었다.


해당 직원은 건설 현장 첫 주에 네 차례나 지각하거나 결근했다. 클라크가 본인에게 해고를 통보한 지 몇 시간 뒤, 그의 어머니가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Parents meddling in adult childr…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어머니는 "아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고, 거절당하자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항의했다. 클라크는 "이건 회사와 당신 아들 사이의 문제"라며 "그는 성인 직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 화상 면접과 채용 행사에서도 부모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인사 담당자들은 화상 회의 면접이나 복리후생 협상 중 부모가 화면 밖에 숨어 앉아 자녀에게 답변을 속삭이거나 조언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채용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의 지원서 처리 상황을 확인하는 부모도 있다. 취업 박람회에 딸 대신 이력서를 들고 나타나 구직 의사를 밝힌 어머니 사례도 있었다.


입사 후에도 부모의 개입은 이어진다. 한 하드웨어 유통 기업의 인사 책임자는 지난해 성과 평가 결과에 불만을 품은 Z세대 직원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평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Parent protesting child workplac…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그는 "그럴 땐 자녀에게 회사와 직접 얘기하라고 권유하라고 안내한 뒤 자녀와의 직접 소통을 유도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옵션을 자녀 대신 문의하거나, 성인 자녀의 병가를 대신 신청하는 부모도 나타났다.


실제로 온라인 이력서 플랫폼 제티(Zety)가 Z세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0%가 취업 면접에 부모와 함께 참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부모들은 고용 시장의 어려움과 자녀의 사회적 불안감, 인맥 활용의 필요성 등을 개입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인사 관리자들은 부모의 지나친 개입이 지원자의 독립성 결여를 보여주는 신호이며, 채용 이후에도 회사와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Parents meddling in adult childr…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정작 Z세대 당사자들도 이런 현상을 달갑지 않게 여긴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폴 브랜슨(22)은 "부모의 불안은 이해하지만, 이런 경향은 우리 세대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면서 우리 세대에게 정말 상처를 남겼다"고 WSJ에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