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서부 우타이타니주 후아이카카엥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호랑이의 공격으로 공원 관리인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호랑이는 피해자를 먹잇감으로 착각해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더네이션,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청(DNP)은 기자회견을 열고 관리인 사망 사고가 호랑이와 "우연한 조우"에서 비롯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아침 보호구역 내 개울가에서 48세 관리인 사카린 위차찬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청(DNP)
사카린은 같은 날 새벽 발견 지점에서 200m 떨어진 숙직 초소에서 잠을 자다가 호랑이의 습격을 받았다. 호랑이는 모기장째 피해자를 물고 끌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카린은 사고 당시 야생동물의 위협에서 안전한 밀폐된 건물 안이 아닌 건물 외부 테라스에 모기장을 설치하고 잠들어 있었다.
보호청은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호랑이의 나이를 꼽았다. 사고를 일으킨 호랑이는 암컷 호랑이 아피냐가 낳은 18개월 된 수컷 새끼로, 사냥 기술을 익히고 주변 지역을 탐험하며 독립을 준비하는 단계에 접어든 개체다.
보호청은 이 호랑이가 누워서 잠자고 있던 관리인의 자세를 보고 먹이로 오인해 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호구역 관계자들은 야생 호랑이는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을 보거나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통상 회피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보호청은 이번 건 외에 해당 호랑이가 반복적으로 사람을 공격한 사례가 없으며, 사람을 주된 사냥감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사고를 일으킨 호랑이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보호구역 측은 추가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호랑이 발견 시 추적 장비를 부착할 예정이다. 호랑이가 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면 기존 서식지에 그대로 둘 계획이지만, 재차 사람을 공격하려는 징후가 나타나면 별도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보호청은 보호구역 직원들에게 단독 행동을 자제하고, 어두운 구역에 조명을 확충하며, 취침 시 야생동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숙소 내부를 이용하라고 지시했다.
보호구역은 당국의 호랑이 수색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임시 폐쇄됐다.
이 보호구역에서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28년 만이다. 1998년 숙소 뒤에서 세탁 중이던 직원이 호랑이에게 오른팔을 물렸으나, 동료 직원의 경고 사격 덕분에 생명을 구한 사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