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남궁인 교수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응급실에서 온열질환 환자들을 직접 치료해온 그는 "올해 온열질환 환자가 이번 여름을 통틀어 가장 많이 응급실을 찾았다"고 운을 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궁 교수는 폭염 속 인체의 체온 조절 시스템이 무너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체온을 식히지 못하면 열은 몸에 물리적으로 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정상 체온은 36.5℃지만, 기온이 33℃를 넘어서는 폭염과 높은 습도 환경에서는 땀 증발을 통한 열 배출마저 작동하지 않는다.
그는 특히 뇌가 열에 가장 취약한 장기라고 강조했다. "식욕이 없고 메슥거리고 어지러우며 토할 것 같은 증상은 뇌가 보내는 위험 신호"라며 "높은 체온으로 인해 뇌가 변성되고 의식을 잃게 되는 열사병에 이르면 사망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남궁 교수의 말 중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열사병의 치명성이었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상태에서 누군가 발견해주지 않으면 사람은 100% 죽는다. 혼자서는 살아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장의 위급함은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7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올여름 누적 온열질환자는 2,400명을 넘어섰고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돼 벌써 지난해 수치를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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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종류별로는 열탈진이 61.5%, 열사병이 16.8%를 차지했다. 사망자 10명 중 6명 이상은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역시 올해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위험기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정보를 연계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야외 작업장뿐 아니라 논밭, 길가, 심지어 실내 주거공간에서도 다수 발생해 범국가적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남궁 교수는 폭염에서 살아남기 위한 4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첫째, 야외 활동 및 운동을 전면 자제해야 한다. 직사광선과 지열이 겹치는 한낮에는 야외 노동, 걷기, 달리기, 분리수거조차 몸에 큰 무리를 준다. 근육 운동은 체내 열을 더 많이 생성하므로 무모한 건강 관리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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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폭염 속 음주는 절대 금지다. 술은 뇌 판단력을 마비시켜 위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게 만들 뿐 아니라 탈수를 극심하게 유발한다.
셋째, 수분과 전해질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땀을 흘리면 수분뿐 아니라 나트륨 등 전해질도 빠르게 빠져나간다. 피의 점도가 높아져 뇌경색·심근경색 등 혈관 질환 유병률이 급증하므로 물과 염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넷째, 주변 이웃과 노약자 안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령자, 어린이, 야외 노동자는 열 조절 능력이 약하다. 남궁 교수는 "인간은 서로 도울 수 있기에 지금까지 생존해온 존재"라며 주변에 더위에 노출된 사람이 있다면 즉시 챙기고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