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가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대규모 물 축제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지역 시의회와 농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밀양시의회는 전체 의원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시민 고통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발표했다.
경남 밀양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경계' 수준을 보이고 폭염중대경보가 발효 중인 3일 밀양시 무안면 가례저수지 바닥이 메마른 채 갈라져 있다. / 뉴스1
손문규 밀양시의회 의장은 "용수 부족으로 논밭이 타들어 가며 농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수천 톤의 물을 뿌리며 연예인을 초청해 축제를 열겠다는 것이냐"며 "시민 생존권이 위협받는 재난 상황에서 경제적 효과만 따지는 것은 행정의 본질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밀양시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삼문동 밀양강변에서 '2026 밀양 수(水)퍼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축제를 취소할 경우 지역 상권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큰 데다 타 지자체에서도 물 축제를 정상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사유로 들었다.
현재 밀양 지역은 농업가뭄 '경계'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대부분 구역에서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10일에 한 번꼴로 용수가 공급되는 실정이다.
지역 내 저수지 40곳의 평균 저수율은 27.3%로 평년(73.7%)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 '심각' 단계 진입마저 우려된다.
경남 밀양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경계' 수준을 보이고 폭염중대경보가 발효 중인 3일 밀양시 무안면 가례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채 말라 있다. / 뉴스1
밀양·양산·창녕에 용수를 대는 밀양댐 역시 가뭄 '경계' 단계에 진입해 공급량을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
정부는 밀양댐의 농업용수 공급량을 하루 3만 3000톤에서 2만 2000톤으로 감축한 데 이어 오는 7일 2000톤, 10일 1000톤까지 줄일 예정이다.
밀양시는 가뭄 피해 우려를 고려해 농업용수로 쓰이는 밀양댐 용수 대신 교동정수장의 자체 생산 용수만 축제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용한 물은 회수해 도로 살수용으로 재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가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해 축제 전반에 절수 대책을 철저히 반영하겠다"며 "책임 있는 운영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