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7일(금)

10년 누워지내다 세상 떠나면서 4명에게 새 삶 선물 아들, 엄마와 마지막 인사 나눴다

생후 7개월 뇌전증 진단받아 34년 투병한 남성이 뇌사 판정 후 심장·간·신장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지난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일 전북대병원에서 소인후 씨(34)가 심장, 간, 양측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발표했다.


1991년 9월생인 소 씨는 생후 7개월 때 팔다리를 오므리는 경기 증상이 나타나며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린 시절 그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걸을 수 있었다. 약물치료를 계속 받아오던 소 씨는 20대 초반 심한 폐렴을 겪은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며 거동이 불가능해졌다.


이후 10여 년 동안 소 씨는 침대에 누워 지내며 가족의 간호를 받았다. 지난 6월 6일 갑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가족은 소 씨가 세상에 남긴 흔적이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선택했다.


어머니 양영희 씨는 "오래 투병한 아이였기에 기증 가능한 장기가 있는지부터 확인했다"며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소식에 오히려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한국장기조직기증원


소 씨는 대부분의 시간을 어머니와 집에서 함께 보냈다. 애국가와 스포츠 중계 시청을 즐겼던 그는 언어로 의사표현이 어려운 대신 표정과 몸짓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어머니가 말을 걸면 환한 미소로 화답하는 등 항상 밝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양 씨는 아들의 그런 모습이 긴 돌봄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아들을 살린 게 아니라 아들이 나를 살게 했다"고 회상했다.


양 씨는 "일찍 보내게 돼 아쉽고, 이제 너를 볼 수 없어 속상하다. 인후야, 엄마 곁에 없다고 슬퍼하지 마. 엄마 마음속엔 네가 늘 함께 있을 거야. 엄마는 너를 키우며 정말 행복했어. 너를 절대 잊지 않을게. 그리운 내 아들, 너무 보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