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가 45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 및 거래 세제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서민 지원과 지방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늘리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2022년 이후 4년 만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 기본공제를 일제히 개편하며, 양도소득세 보유공제 폐지 등으로 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올해 세제개편안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대도약 지원'을 목표로 잠재성장률 반등과 민생·지방을 지원하고 공정과세를 확립하는 방향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먼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해 보유만 한 집의 혜택은 완전히 폐지하고, 실거주 공제 한도를 10억 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7.31/뉴스1
종부세 과세표준 6억 원∼12억 원 구간부터 세율(1주택 기준)을 현재 1.0%에서 내년 1.3%로 올리고, 기본공제를 12억 원 초과부터 14억 원 초과로 완화해 종부세 과세 대상을 상위 3.1%(48만6719호)에서 2.3%(36만2998호)로 축소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주택자(지방은 2주택자까지)는 60%에서 70%로, 3주택 이상과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는 60%에서 80%로 높인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 80~95%까지 올렸다가 윤석열 정부 때 60%로 낮춘 뒤 유지해왔던 비율을 되돌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거주용 1주택 기준으로 시가 20억 원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40억 원 초과 주택(6만4515호·0.4%)부터는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매도 기회를 주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서울 집을 팔고 지방에 이주하는 '주택 다운사이징'에는 3억 원 한도에서 양도세를 30% 감면해주는 출구정책도 포함했다.
산업 및 서민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반도체, 이차전지, 태양광, 풍력, AI 로봇부품 등 6개 핵심 품목의 국내 생산량에 대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한다. 국내생산세액공제,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통합투자세액공제에 지역별 계수를 도입해 지방에 대한 세제 혜택을 수도권의 최대 1.5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4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4/뉴스1
청년형 ISA 납입액 소득공제(10%) 및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투자 배당소득 저율 과세(9%)도 도입된다.
반면 편법 승계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던 가업상속공제는 주차장업과 창고업 등을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소 경영 기간(10년→30년)과 사후관리 기간(5년→10년)을 강화했다. 친족이 아닌 제3자에게 사업을 승계하는 경우에도 매도자와 매수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특례도 신설한다.
또한 대주주의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해 업종별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하위 25%(코스피), 10%(코스닥)인 상장사에 대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현 정부 임기 내(2027~2029년) 총 3조 1,587억 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종부세 세수가 2조1,815억 원 증가하는 반면,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부담은 일부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은 1조2,258억 원 감소하고, 고소득자의 세 부담은 1226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해당 세제개편안을 4일부터 입법예고한 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내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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