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8일(화)

[신간] 낭만적으로 산다

스릴러와 호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소설가 강화길이 첫 산문집을 내놓았다. 단편소설 '음복' '호수-다른 사람'과 장편소설 '대불호텔의 유령' '치유의 빛' 등을 통해 한국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온 그가 '낭만적으로 산다'를 펴낸 것이다.


강화길의 소설은 치밀한 긴장감과 완벽하게 들어맞는 구성으로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런 작품 세계 때문에 독자들은 강화길을 단단하고 예리하며 어두운 이야기를 서슴없이 풀어내는 강심장의 작가로 여겨왔다.


하지만 강화길은 지금껏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을 거의 쓰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철저히 감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첫 산문집에서 펼쳐 보이는 건 홀로 견뎌온 통증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다.


9791141617783.jpg사진 제공 = 문학동네


이 책에는 초등학생 때부터 품어온 작가의 꿈을 향한 노력, 데뷔 이후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며 느꼈던 불안, 한국문학의 주목받는 작가가 된 뒤에도 계속되는 글쓰기의 고통과 소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특히 강화길은 이번 산문집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신체적 통증에 대해 털어놓는다. 정신력이나 의지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몸의 아픔이다. 그는 자신의 몸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 사이에서 유령처럼 배회하는 몸"이라고 표현한다.


강화길은 셜록 홈스나 미스 마플처럼 "질병 탐정"이 되어 병명을 찾아 나서는 긴 과정을 거쳤다.


지속적인 관찰과 검사를 위해 병원을 주기적으로 찾고, 그 사이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마감 기한에 맞춰 글을 써야 하는 일상 속에서 그는 "밥 잘 먹고, 무리하지 않고, 잘 자고, 적당히 걷고…… 아, 지긋지긋해!"라고 외치기도 한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는다. "아팠으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한 경우는 없다. 아팠으나 쓰고 싶은 글을 못 쓴 경우는 없다. 아팠으나 쓰고 싶은 글을 계속 쓰며 살았다.".


'낭만적으로 산다'는 소설을 통해서만 강화길을 접해온 독자들에게 작가의 가장 솔직한 목소리를 전한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친근하며, 때로는 부서질 듯 약하지만 결국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이 산문 곳곳에 녹아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일곱 편의 산문, 부록은 '통증'이라는 주제로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여 있다.


이 산문집은 소설가 강화길이 개인적인 고통에 대해 처음 쓴 내밀한 고백이자, 통증 속에서도 글쓰기를 이어가려는 치열한 기록이며, 성장통을 딛고 일어나 더 건강한 일상과 휴식을 향해 나아가는 회복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