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AI로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뜻밖의 고백으로 시작하는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산불 예방 캠페인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유한킴벌리 유튜브 채널에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와 동물들이 전하는 이야기, 함께 봐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은 27일 오후 기준 약 97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최근 광고에서 AI는 새로움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자주 활용되지만, 이 영상에서 AI가 필요한 이유는 조금 다르다.
영상에서는 산불로 인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줄 수 없는 야생동물들이 AI의 목소리를 빌려 산불의 위험성을 대신 전한다.
동물들이 바란 것은 특별한 삶이 아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숲에서 먹이를 찾고, 가족과 머물며,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었다.
유튜브 '유한킴벌리'
그러나 산불은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수많은 생명의 평범한 일상까지 한순간에 앗아간다.
광고는 산불을 인간이 바라보는 재난이 아니라, 숲에서 살아온 동물이 겪는 상실로 보여준다. AI로 구현된 동물들은 자신이 살던 숲과 잃어버린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귀여운 모습으로 시선을 끌지만, 이들이 이미 사라진 생명을 상징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영상의 분위기는 무거워진다.
유튜브 '유한킴벌리'
이어진 영상은 산불을 부르는 무심한 행동과 숲을 지키려는 노력을 대비해 보여준다. 불씨를 가볍게 다루는 작은 부주의와, 불길을 막고 훼손된 숲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한순간의 방심이 숲 전체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반대로 한 사람의 주의와 행동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이어 등장하는 실제 산불 피해 현장의 모습은 이야기를 현실로 끌어온다. 검게 타버린 나무와 잿빛으로 변한 땅은 동물들의 목소리가 단순한 상상이나 감성적 연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인상 깊게 전달한다.
유튜브 '유한킴벌리'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잿더미가 된 동물들 너무 불쌍하다", "동물 친구들아 미안해", "제발 친구들이 사라지지 않게 해주세요"라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이번 영상은 유한킴벌리가 42년간 이어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연장선에 있다. 유한킴벌리는 42년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이어오며 숲을 조성하고 가꾸는 활동을 펼쳐왔다.
광고는 그 시간을 기업의 성과로 자랑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오랫동안 숲을 가꿔온 노력만으로도 산불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유튜브 '유한킴벌리'
숲을 지키는 일은 특정 기업이나 산림 관계자만의 몫이 아니라, 산을 찾고 자연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해야 할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 영상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문장 대신,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던 동물들의 소망을 들려주며 시청자가 스스로 숲을 지켜야 할 이유를 전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42년간 산불 피해지 복원에 힘쓰고 있지만, 복원은 결국 사후 대응에 가깝다. 한 번 화재로 훼손된 숲이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100년가량이 걸린다"며 "이에 숲과 불이 만나지 않게 하자는 원칙을 동물의 시선을 통해서 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유튜브 '유한킴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