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월)

구광모가 10년 모은 공장 데이터...젠슨 황이 로봇에 심는다

LG전자, 14개국 31개 생산기지서 제조데이터 770TB 축적

엔비디아 로봇 플랫폼에 접목...AI·센서·구동장치·전력·냉각까지 '원 LG'


LG가 전 세계 공장에서 10년간 쌓은 770테라바이트(TB)의 제조데이터를 엔비디아 로봇 플랫폼에 연결한다. 14개국 31개 생산기지에서 확보한 설비 가동과 품질 검사, 작업 동선 데이터를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학습에 활용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와 엔비디아는 제조 AI와 로봇, 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구광모 ㈜LG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데 이어 LG전자와 LG이노텍, LG CNS, LG AI연구원 등 주요 계열사 실무진도 후속 논의를 진행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출발점은 LG전자의 생산 현장이다. LG전자는 지난 10년간 국내외 공장에서 설비 상태와 공정 순서, 불량 발생 조건, 작업자 동선, 물류 흐름을 모았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제품별 생산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가 770TB에 달한다.


LG전자는 이 데이터를 생산설비의 이상 징후를 찾고 공정별 작업량과 물류 동선을 조정하는 데 활용해 왔다. 자체 공장에서 검증한 생산기술은 배터리와 자동차부품,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으로 이어졌다.


LG 공장 31곳, 엔비디아 로봇 훈련장으로


다음 단계는 제조데이터를 로봇의 행동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휴머노이드 모델 '그루트', 물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활용해 공장 작업을 가상공간에 구현한다.


사진제공=LG그룹사진제공=LG그룹


로봇은 가상공장에서 부품을 옮기고 제품을 조립한다. 작업대 높이와 부품 위치, 사람의 이동 경로를 바꾸며 동작을 반복하고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되기 전 충돌과 작업 오류를 점검한다. LG 공장에서 나온 현실 데이터에 엔비디아의 합성데이터를 더해 제품과 공정별 학습 범위도 넓힌다.


LG전자는 가전과 전장사업에서 확보한 모터와 구동 기술을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에 적용한다. 연간 수천만대의 가전용 모터를 생산해 온 양산 기반도 활용한다.


로봇의 눈은 LG이노텍이 맡는다. 차량용 카메라와 광학모듈, 3차원 센서를 로봇용으로 넓혀 주변 물체의 위치와 거리, 작업자의 움직임을 읽는다. LG디스플레이는 산업용·서비스 로봇에 적용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한다.


LG AI연구원은 자체 초거대 AI '엑사원'과 제조데이터를 결합하고 LG CNS는 이를 실제 공장과 물류센터에 적용한다. LG CNS의 산업용 로봇 운영 플랫폼 '피지컬웍스'는 제조사와 기종이 다른 로봇의 배치와 작업 순서, 이동 경로를 한 시스템에서 관리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 뉴스1구광모 LG그룹 회장 / 뉴스1


로봇 학습부터 데이터센터 냉각까지 '원 LG'


로봇을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에도 LG 계열사 기술이 들어간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늘어나면서 함께 증가하는 전력 사용량과 발열을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맡는다.


LG전자는 냉각수 분배장치와 콜드플레이트, 냉난방공조 기술을 적용한다.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물로 식히고 데이터센터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장치다. 서버와 냉각·전력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조립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프리패브 방식도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800볼트(V) 직류 기반 전력 솔루션을 맡는다. LG유플러스는 GPU 기반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제공하고 LG CNS는 설계와 구축, 운영 시스템을 담당한다.


LG전자 생산기지에서 나온 데이터는 엔비디아 플랫폼을 거쳐 로봇 학습에 쓰인다. 학습을 마친 로봇은 다시 공장에 투입되고 현장에서 새로 확보한 작업 데이터는 다음 훈련에 활용된다.


구 대표는 LG전자의 공장과 LG이노텍의 센서, LG AI연구원의 AI 모델, LG CNS의 운영 플랫폼을 한 사업 안에 묶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장치와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LG전자의 냉각설비를 더했다.


LG와 엔비디아는 제조 AI와 로봇, 데이터센터 분야의 공동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첫 적용 생산기지와 로봇 투입 공정, AI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은 후속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