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피투성이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한 정재환(24)의 엽기 행동을 놓고 범죄심리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5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건국대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는 정재환의 일련의 행위를 자신을 과시하려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웅혁 교수는 "피가 많이 분출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극도의 각성 상태였을 것"이라며 "알몸에 피범벅인 상태로 돌아다닌 것은 스스로가 무섭고 강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잠재의식이 반영된 결과"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을 필요 이상의 폭력을 행사하는 '오버킬(과잉 살해)' 사례로 판단했다. 유족에 따르면 피해자는 술자리에서 동행과 정재환의 다툼을 중재하다 오히려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웅혁 교수는 "자신의 권위를 흔드는 친구의 말이나 행동에 반발해 20여 차례 이상 공격을 가한 것"이라며 "조폭들이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상의를 탈의하고 문신을 드러내듯, 과시적 동기가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범행 중 영상통화를 하며 "나 귀엽지"라는 이상한 반응을 보인 점에 대해서는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는 이런 행동이 문제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피에 젖은 옷의 불쾌감이 탈의의 주된 원인이라고 봤다. 이수정 교수는 "스스로를 과시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피로 범벅이 된 옷이 몸에 달라붙는 찝찝함과 불편함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옷을 벗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석의 관점은 달랐지만 두 전문가는 이번 사건을 "친구를 가학적으로 잔인하게 살해한 흉포한 범죄"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범행 후 순찰차를 보고 도주한 점으로 보아 사리분별이 가능한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도 공통된 견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