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일)

일하는 사람보다 실업급여가 더 많다?... 정부, 실업급여 전면 개편 착수

정부가 일하는 사람보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더 많은 돈을 손에 쥐는 이른바 '소득 역전'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제도 전면 개편에 나선다.


지난 1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 지급 방식을 손질해 연내 최종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핵심은 한 달에 받는 금액은 줄이되 전체 수급 기간은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치는 것이다.


현재 실업급여는 최저임금의 80%를 하한액으로 정해 휴일을 포함한 모든 날짜에 대해 지급되고 있다. 주 5일 일하는 근로자가 5일 치 임금과 주휴수당을 합쳐 일주일에 6일분을 받는 것과 달리, 실업급여는 7일분을 모두 받는 구조다. 게다가 실업급여는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떼지 않아 실제 통장에 찍히는 금액이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많아지는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인사이트지난 1분기 실업자가 100만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관련 안내가 적혀 있다. 2026.4.20 / 뉴스1


이에 정부는 실업급여를 계산할 때 무급 휴무일을 빼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한 달이 30일이면 30일분을 그대로 줬지만, 앞으로는 토요일 같은 무급 휴무일 4일을 제외하고 26일분만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실업급여 하한액은 30일 기준 198만 1440원인데, 개편안이 적용되면 월 수급액이 약 26만 원 줄어든다.


대신 한 달에 받는 돈이 줄어드는 만큼 전체 수급 기간은 늘린다. 현재 나이와 고용보험 가입 기간에 따라 최소 120일에서 최대 270일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 기간을 더 연장해 총 지급액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저임금과의 역전 현상을 막으면서도 구직 기간 동안의 소득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반복되는 하한액과 상한액의 역전 문제도 손본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에 따라 매년 자동으로 오르지만 상한액은 시행령에 금액이 정해져 있어 정부가 직접 고쳐야만 바뀐다.


올해 고용노동부는 상한액을 하루 6만 8100원으로 올렸는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한액이 6만 8480원이 되면서 또다시 상한액을 넘어서게 됐다. 노동부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상·하한액 산정 방식 자체를 뜯어고칠 계획이다.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실업급여 계정 재정 악화의 요인으로 지적되어 온 출산·육아 지원 급여도 대폭 손질한다. 현재 육아휴직급여 등 출산·육아 관련 급여는 실업급여 계정에서 함께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출산·육아 지원 지출은 약 4조 3000억 원으로 1년 만에 67% 급증했으며, 이는 실업급여 계정 지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저출생 대책으로 출산·육아 지원을 늘리면서 이미 사실상 적자 상태인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노동부는 출산·육아 지원 급여를 실업급여와 분리해 별도 계정이나 기금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중 노동계와 경영계가 참여하는 고용보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구체적인 개편 방향을 논의하고 노사 의견을 모아 올해 안에 최종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저임금 노동자와 취약 계층은 단기적으로 월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에 생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정부가 제시할 구체적인 보완책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