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목)

"한국이 마음의 고향이었던 소년"... 몽골 출신 16세 태오 군, 5명 살리고 별이 되다

몽골 출신 16세 소년이 한국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0년 전 한국에 온 뒤 이 땅을 고향처럼 여기며 살아온 소년의 마지막 선택은, 국적을 넘어선 생명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1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몽골 국적의 이태오(오트곤 산지먀타브·OTGON SANJMYATAV) 군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전했다고 밝혔다. 2010년 1월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태어난 태오 군은 여섯 살 때 부모와 함께 한국에 온 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이곳에서 성장했다.


지난해 6월 3일 밤, 태오 군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뇌사 판정을 받은 후 그의 심장과 폐, 간, 신장 양측은 5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가족들은 평소 태오 군의 성품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누나 윤아 씨는 "태오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돕고 베풀기를 좋아했던 아이였다"며 "살아 있었다면 '그때 내가 다른 사람을 더 도울 수 있게 해주지 그랬어'라고 말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증자 이태오 군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태오 군은 몽골인이었지만 한국 문화에 깊이 녹아들어 살았다. 축구 경기를 볼 때는 한국을 응원했고, 애국가도 자연스럽게 불렀다. 몽골어보다 한국어가 더 편했던 그는 한국을 자신의 진짜 고향처럼 여겼다. 농구와 축구, 유도 등 운동을 즐기는 활달한 학생이었던 그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꿈을 키우기도 했다.


주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씨도 남달랐다. 중학교 졸업식 날에는 함께 사진 찍을 친구가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반장으로 뽑힐 만큼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태오 군의 장례식장에는 100여 명의 친구와 선생님들이 찾아와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어머니 이순이 씨는 "엄마의 사랑하는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 엄마는 태오에게 사랑을 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태오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며 "몽골에 '하늘로 떠난 영혼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 있듯이, 나중에 꼭 우리 가족에게 와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나 윤아 씨도 "태오야, 정말 많이 사랑한다"며 동생을 떠나보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1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따뜻한 일원으로 함께해 온 이태오 군의 생명나눔은 국경을 초월해 큰 감동과 울림을 준다"며 "아픈 이별의 순간에도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