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목)

영국령 지브롤터와 스페인 가로막았던 국경 검문소, 118년만에 사라졌다

스페인과 영국 영토인 지브롤터를 가로막고 있던 육로 국경 검문소가 오늘(15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08년 설치 이후 118년 만의 철거로, '서유럽의 마지막 장벽'이 걷히며 양 지역 간의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해졌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시각 14일에서 15일로 넘어가는 자정에는 국경에 설치됐던 철조망을 제거하는 공식 해체 작업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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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지난 2020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 정부가 스페인 및 EU와 오랜 협상을 거쳐 합의한 결과다.


이베리아 반도 최남단에 뿔 형태로 돌출한 지브롤터는 면적 6.8㎢에 인구 3만 8000명이 거주하는 미소 영토다.


영토 크기는 뉴욕 센트럴 파크의 두 배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해 군사적, 지정학적 요충지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해발 426m의 지브롤터 암벽은 해상 전투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춰 과거부터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열강의 영유권 분쟁 대상이 됐다.


영국이 지브롤터를 지배하게 된 계기는 18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의 카를로스 2세 사후 프랑스 왕가의 손자인 펠리페 5세가 즉위하려 하자, 영국과 네덜란드 등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결합을 견제하며 왕위 계승 전쟁에 개입했다.


이 혼란 속에서 영국·네덜란드 연합군이 1704년 지브롤터를 점령했다. 이후 1713년 체결된 위트레흐트 조약을 통해 스페인은 펠리페 5세의 왕위를 승인받는 대신 지브롤터를 영국에 영구 양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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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브롤터는 영국과 스페인의 문화가 결합된 독자적인 사회를 형성했다.


현지에서는 영국 파운드화가 사용되고 빨간색 공중전화박스와 영국계 유통 매장이 들어서 있는 반면, 음식은 지중해식을 즐긴다. 언어 역시 영어와 스페인 안달루시아 방언이 섞인 '야니토'라는 독특한 혼합 언어가 쓰인다.


현재 지브롤터는 지리적 이점과 저세율 정책을 바탕으로 1만 5000여 개 기업을 유치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 1700달러에 달하는 부유한 지역으로 성장했다. 이번 국경 개방으로 매일 8000명에서 1만 5000명에 이르는 국경 간 통근자들의 이동 편의가 극대화되고 스페인 남부의 경제 활성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영국 일각에서는 국경 철거로 인해 지브롤터의 영국령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