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에 노출되면 환경이 바뀐 뒤에도 비만과 대사 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온 환경이 체내에 지속적인 '대사 기억'을 남겨 지방 분해 능력을 장기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텐센트 보도에 따르면 중남대학교 상하병원과 산둥제일의과대학교 부속 성립병원 등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장시간의 고온 노출이 피부에서 특정 단백질을 방출시켜 뇌에 위험 신호를 보내고 결국 기체의 지방 분해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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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고온 환경에 일주일간 노출됐던 실험용 쥐에게 다시 상온 환경을 제공하고 4주에서 8주간 회복 기간을 주었음에도 대사 이상 증세는 지속됐다. 고온 노출이 끝난 후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들은 대조군에 비해 체중이 더 빠르게 증가했고 포도당 내성 저하와 인슐린 저항성 악화가 관찰됐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연구팀이 성인 1215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섭씨 33.0도에서 36.9도 사이의 환경에 누적 노출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체중과 체질량지수(BMI), 복부 내장지방 면적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섭씨 37도 이상의 극심한 고온에 장기 노출된 집단은 허리둘레와 공복 인슐린 수치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온 자극을 받은 피부 각질 세포가 'KLK14' 단백질을 다량 방출하고 이 단백질이 혈액을 통해 대뇌 하수체 시상하부의 특정 성상교세포를 자극해 지방 분해 명령을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온으로 인한 대사 저하를 막을 해결책으로는 비타민 A가 제시됐다. 피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체내 비타민 A를 우선적으로 소모하게 되는데 이때 비타민 A를 보충해주면 대사 기억으로 인한 이상 증세가 완화된다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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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름 동안 비타민 A를 보충한 실험 참가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KLK14 단백질 수치가 낮았으며 BMI 증가 폭은 대조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허리둘레와 내장지방 면적의 증가세도 유의미하게 억제됐다.
반면 고온과 반대되는 '저온 노출'은 체내 갈색지방을 활성화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하얼빈의과대학교 부속 암병원과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암에 걸린 쥐를 섭씨 4도의 저온 환경에 노출시켰을 때 체내 갈색지방이 열을 내기 위해 혈당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종양으로 가는 포도당 공급을 차단해 암세포의 방어 능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냈다.
브라질 연구팀이 '암과 대사(Cancer & Metabolism)'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섭씨 4도 환경에 3주간 노출된 쥐의 갈색지방 분비물이 유방암 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직접적으로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일련의 연구들은 폭염이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체내에 장기적인 비만 유발 기억을 심어놓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적절한 저온 환경 유지가 대사 조율과 항암 치료 보조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