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정부와 회사가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대해 조합원 10명 중 8명 이상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내년 단체교섭 등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400조 원을 투입해 광주에 대규모 반도체 팹(공장) 2기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3일 초기업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합이 주말 간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환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고려할 때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직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한쪽에선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 52시간 상한을 해제하겠다고 한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일하는 조합원과 노동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 뉴스1
초기업노조는 이번 사안을 2027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여당이 입법한 개정노동조합법(노랑봉투법)에 따라 조합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 또한 교섭의 대상이 됐다"며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가 걸린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그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제 역시 조합과의 대화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조합이 제안한 노사정 협의의 장에 응답해 달라"며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급함보다는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대비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반도체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