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베트남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며 동남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도시 중심의 사업 구조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방 중소도시까지 넓히는 동시에, 검증된 '그로서리 전문점' 모델을 앞세워 현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2일 롯데마트는 지난 9일 베트남 남부 신흥 산업도시 떠이닌시에 '떠이닌점'을 개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3년 9월 문을 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 이후 약 3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떠이닌점은 롯데마트가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그로서리 전문점 전략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으며,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29.3% 늘었다. 오픈 이후 누적 방문객은 7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1월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재단장한 다낭점과 나짱점 역시 리뉴얼 이후 매출이 31% 이상 증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떠이닌점에도 동일한 포맷을 적용했다. 매장 면적의 약 88%를 식품 중심 상품군으로 구성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영업면적은 약 2165㎡ 규모다. 베트남 내 롯데마트 점포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지만, 검증된 인기 상품과 핵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압축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떠이닌시는 호찌민에서 북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지역으로, 베트남 정부의 산업단지 개발 정책과 기업 유치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 경제도시다.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물류 거점 역할도 수행하고 있으며, 바덴산과 카오다이 사원 등 관광 자원을 보유해 관광객 수요도 꾸준하다. 롯데마트는 지역 주민의 장보기 수요와 산업 종사자, 관광객 소비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매장에는 K푸드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리식품 특화 공간인 '요리하다 키친'에서는 김밥, 떡볶이, 닭강정 등 K푸드를 비롯해 스시와 현지식 등 300여 종의 델리 상품을 판매한다. 베트남 내 요리하다 키친 매출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또한 'K-누들 스테이션'과 'K-그로서리숍'을 통해 한국 라면과 가공식품 등 1500여 종의 K상품을 선보인다.
신선식품 경쟁력도 강화했다. 자체 신선식품 브랜드 'FRESH 365' 상품을 100여 종 이상 운영하며 과일·채소·축산·수산 등 전 카테고리에서 품질 차별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식품 2000여 종을 갖추고 간편식과 수입 상품 비중도 확대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K뷰티 사업도 강화한다. 롯데마트 베트남 H&B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떠이닌점에는 VT, TFIT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한국 다이소 인기 뷰티 상품을 포함한 400여 종의 코스메틱 상품을 판매한다. 현지 소비자들의 가성비 수요를 반영해 5000~1만원대 수준의 균일가존도 운영한다.
떠이닌점은 단순한 대형마트를 넘어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도 조성됐다. 롯데리아와 롯데시네마를 비롯해 병원, 게임센터, 키즈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입점시켜 쇼핑과 외식, 문화·여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출점으로 롯데마트의 베트남 점포 수는 16개로 늘어났다. 롯데마트는 2008년 호찌민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48개 점포를 포함해 동남아시아에서 총 6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베트남 사업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하노이 인근 박장성에 박장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점포 리뉴얼도 병행한다. 신규 출점 역시 호찌민과 하노이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떠이닌, 박장과 같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방 중소도시 중심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점포 전략도 더욱 세분화한다. 그로서리 전문점이라는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관광도시와 주거 밀집지역 등 상권 특성에 따라 상품 구성을 차별화한다. 관광지 상권에는 관광객 수요 상품을 강화하고, 주거지역에서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중심의 장보기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향후 진행될 기존 점포 리뉴얼에도 이러한 맞춤형 전략을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사업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롯데마트 해외사업은 현지화 전략과 점포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4850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6.8% 증가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특히 베트남 법인은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4266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1343억원, 영업이익은 34.8% 늘어난 169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은 5년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며 롯데마트 해외사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신주백 롯데마트·슈퍼 베트남 법인장은 "떠이닌점은 롯데마트가 베트남 시장에서 축적한 K푸드와 그로서리 역량을 집약한 중소형 거점 모델"이라며 "박장점 출점을 비롯해 베트남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동남아 유통시장의 대표 그로서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