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2024년 11월 발생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사건 수사에 다시 착수했다. 경찰은 최근 사건 당시 게시판을 관리했던 국민의힘 홍보국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은 한동훈 의원과 가족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게시글이 작성됐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다가 1년 8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지난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민의힘 홍보국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당시 게시판 운영 체계와 계정 관리, 게시글 작성 및 관리 과정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게시판 서버 자료와 함께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 뉴스1
사건은 2024년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서 시작됐다. 평소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작성할 수 있고 성만 공개되던 게시판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해 작성자의 이름까지 검색이 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의원과 그 가족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작성됐다는 의혹이 일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기됐다. 이후 자유대한호국단 오상종 대표가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경찰은 고발인을 조사하고 국민의힘 사무처에 게시판 서버 자료 보존을 요청하는 등 증거 확보에 나섰지만, 이후 수사는 사실상 중단된 것처럼 보였다.
수사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동안 국민의힘은 자체 진상조사를 벌여 한 의원 가족이 게시글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올해 1월 13일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한동훈 의원은 지난 2월 토크콘서트에서 "당 대표가 된 이후 저와 가족은 입에 담지 못할 공격을 받았는데 가족이 나름대로 방어하는 차원에서 당원 게시판에 하루에 몇 개씩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잘못을 비판하는 언론 사설 등을 링크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제명 당한 뒤 한 의원은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경찰이 수사를 재개한 시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의원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시기와 맞물렸다. 최근 당 내에서는 해당 행위 징계 대상으로 한 의원을 지원한 친한계 의원들이 거론되며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유튜브 방송에서 "당원 게시판 문제는 범죄 행위"라며 "한 의원은 범죄 행위로 제명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1년 8개월 만에 수사를 재개한 배경에는 당 내부 갈등 격화와 함께 사건의 정치적 파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홍보국 관계자 조사를 시작으로 게시판 시스템 운영 실태와 게시글 작성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경위와 실명 노출 과정, 게시글 작성 주체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