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월)

태풍 '바비' 여파에 제주공항 결항 105편·지연 85편 속출... 3000명 발 묶여

제9호 태풍 '바비'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국제공항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여름 휴가철 주말을 제주에서 보낸 여행객들이 귀갓길에 오르던 12일, 강풍과 급변풍이 겹치면서 항공편 100편 이상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지난 12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내선 103편(출발 48편·도착 55편)과 국제선 2편(출발 1편·도착 1편) 등 총 105편이 결항했다. 지연 운항한 항공편은 국내선 74편, 국제선 11편을 합쳐 85편에 달했다. 홍콩, 다싱, 마카오에서 제주로 향하던 국제선 항공기 3편은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제주공항에는 강풍경보와 급변풍 경보가 동시에 발효됐다. 강풍경보는 전날 오전 8시부터, 급변풍 경보는 지난 10일 오후 9시 11분부터 내려졌다. 급변풍은 항공기 이착륙 구간에서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가 짧은 시간에 크게 바뀌는 현상이다. 활주로 주변에서 강풍과 급변풍이 동시에 나타나면 이착륙 과정의 위험이 커져 결항과 회항,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사이트11일 오전 강풍 경보와 급변풍 경보가 내려진 제주국제공항에 항공기 결항이 잇따르고 있다. 2026.7.12 / 뉴스1


공항 출국장은 대체편을 찾는 승객들로 큰 혼잡을 빚었다. 안내 모니터를 확인하는 여행객이 몰렸고, 항공사 카운터 앞에는 환불과 예약 변경을 하려는 승객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일부 승객은 휴대전화로 항공권 예매 화면을 새로고침하며 당일 좌석을 찾느라 분주했고, 가족과 지인에게 결항 상황을 알리며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7시 33분부터 체류객 지원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주의 단계는 당일 결항 항공편 예약 인원이 3,000명 이상이거나 공항 내 심야 체류객 발생 가능성이 있을 때 내려진다. 결항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낮 12시 기준 104편이었던 결항 편수는 오후 3시 105편으로 늘었고, 지연 편수도 정오 16편에서 오후 3시 85편으로 증가했다.


바닷길도 영향을 받았다.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제주도 앞바다,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바람이 초속 10~16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4m로 높게 일면서 일부 여객선이 결항했다.


제주 시내에서도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12일 오전까지 가로수 전도, 신호등 탈락, 차광막 흔들림 등 시설물 안전조치가 21건 이뤄졌고, 이날 하루에만 간판이나 건물 외장재가 떨어지는 등 9건의 추가 안전조치가 진행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도 산지와 한라산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0m 안팎으로 강하게 불었다. 주요 지점 1시간 최대 순간풍속은 한라산 삼각봉 28.9m, 새별오름 21.9m, 고산 19.6m 등을 기록했다. 폭염도 이어졌다. 제주시 동부·서부·북부, 서귀포시 동부·남부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올랐으며, 일부 지역에는 열대야주의보도 발효됐다.


인사이트제주국제공항에 강풍 경보와 급변풍 경보가 내려진 1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3층 국내선 출발 대합실에 결항 대체 항공편 탑승권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2026.7.12 / 뉴스1


여행객은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 항공사 앱과 문자 안내, 제주공항 출발·도착 안내, 항공정보포털을 통해 예약 항공편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결항이 확정된 경우 공항 현장 대기보다 항공사 재예약과 환불 절차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혼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항공기상청은 제주공항이 14일까지 강풍과 급변풍으로 비정상 운항 가능성이 있다며 항공기 운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제주도 대부분 지역에서 늦은 오후까지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기상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제주를 오가는 교통 차질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민들 역시 간판과 차광막, 비닐하우스, 공사장 가림막 등 바람에 취약한 시설물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