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3일(월)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보완수사권 폐지, 사건 재검토 안전장치 없애는 것"

2022년 부산 서면에서 발생한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 모 씨가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12일 김씨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안전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건은 당초 단순 묻지마 폭행으로 처리될 뻔했다. 2022년 5월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김씨를 가해자 이씨가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필명)씨 / 뉴스1'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필명)씨 / 뉴스1


경찰은 중상해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범행의 실체가 뒤늦게 밝혀졌다. 범행 현장 CCTV, 출동 경찰관 진술, 피해자가 당시 입고 있던 청바지가 핵심 증거로 제출됐다. 저절로 벗겨지기 어려운 구조의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의 DNA가 검출된 것이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 미수로 변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성폭력 범죄의 대상으로 삼아 범행했다"며 성범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초동수사 부실로 김씨가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SBS '그것이 알고싶다'


김씨는 자신의 사건이 "수사관의 의지와 집념에 따라 사건의 실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똑같은 청바지를 두고도 누군가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고, 누군가는 집념으로 진실을 밝혀냈다"며 "경찰이 처음부터 제대로 수사했다면 저는 더 빨리 피해를 회복하고 생명의 위협도 덜 느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수사한 경찰관들에게 "조금만 더 신경 써줄 수는 없었느냐고 묻고 싶다"며 "피해자인 제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처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이런 현실인데 검찰의 보완 수사 기능까지 사라진다면 범죄 피해자들은 어디에서 다시 한번 사건을 살펴볼 기회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  가해자 이씨 / 피해자 측 제공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  가해자 이씨 / 피해자 측 제공


김씨는 보완 수사권 폐지 논의 과정에서 정작 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검찰개혁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견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수렴되지 않았다"며 "보완 수사권이 폐지되면 피해자들의 권리가 무엇이 달라지고, 그 피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검찰개혁으로 피해자들이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은 더 길어졌고,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도 구속기간 단축과 조건부 석방, 피의자 권리 강화 등 가해자 권리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한 기관의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은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제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