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 의원은 경찰의 수사 독점이 현실화될 경우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과 같은 수사 무마 의혹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 전 관련 법안 처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당내에서도 이견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한 의원은 SNS를 통해 "한곳에 오래 같이 근무한 경찰끼리만 수사를 독점하고 누구의 견제조차 전혀 받지 않는 민주당이 만든 세상에서는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와 경찰의 근무 방식 차이를 강조하며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의원은 "검사는 2년(부부장급 이상은 1년)마다 전국으로 근무지를 바꾸고 원칙적으로 연고지에서 근무하지 못하는 상피제를 하는 반면 경찰은 전국 단위 순환 근무 원칙이 없고 연고지에서 십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 의원은 이러한 차이가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 뉴스1
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했다.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때 추가 조사를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인 '장윤기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의 수사 무마 의혹이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이 재조명된 바 있다.
한 의원은 민주당 내부의 이견에 대해 "이제 와서 겁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러다 독박 쓰겠다', '이러다 한동훈만 띄워준다'고 니 탓 내 탓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디 그냥 한번 해보시라 말씀드린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의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철저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2026.7.10 / 뉴스1
앞서 한 의원은 지난 8일에도 SNS를 통해 "보통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오히려 소 잃고 외양간을 더 완전히, 철저히 없애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을 보고도 이런 식이라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장윤기 사건'이 일어나고 어떻게 경찰이 사건을 뭉개거나 덮었는지 모르고 넘어가는 나라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의 완성을 위해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야권과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법안 처리 과정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과 검찰 간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