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지방세 체납자들의 주식 계좌를 전수조사한 결과, 174명이 총 57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채 12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제주시는 도내 최초로 국내 주요 증권사 20곳과 협력해 100만 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 2천800여 명(체납액 약 178억 원)을 대상으로 주식 거래 계좌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납세 의무를 회피하면서도 주식 투자는 지속해 온 체납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적발된 체납자 중 상당수는 수년간 '돈이 없다'는 이유로 세금 납부를 거부하면서도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주식을 보유하며 투자 활동을 이어온 상습 체납자였다. 이들은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주식 계좌를 재산 은닉 수단으로 악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시청 / 제주시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첫 9천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은행 예·적금에 묶여 있던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증시 열풍이 일부 체납자들에게는 세금을 회피하고 재산을 감추는 새로운 수단이 된 셈이다.
제주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증권사를 제3 채무자로 지정하고 주식 계좌에 대한 즉각적인 압류와 추심 등 강제징수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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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훈 제주시 세무과장은 "기존에는 부동산, 차량 압류를 위주로 했었는데 은닉재산 수법도 다양해지기 때문에 저희들도 신형 금융 재산을 위주로 압류 범위도 확대해야 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게 큰 의미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앞서 금 현물 거래 계좌를 확인해 은닉 자산을 압류한 바 있으며, 앞으로는 가상자산으로까지 추적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증시 활황에 맞춰 징수 기법도 한층 정교해지면서, 고의로 납세를 기피하는 고액 체납자들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