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호반아트리움 누적 관람객 17만명...소장품 40여 점 공개
H-EAA 10년간 청년작가 76명 선정...올해 총상금 6000만원
지난해 과천 호반아트리움에는 마르크 샤갈과 아니쉬 카푸어, 이우환과 김창열의 작품이 걸렸다. 올해 같은 공간에는 황지윤·김준서 등 청년작가 7명의 작품이 들어왔다. 호반문화재단 문화공헌 색채는 이 두 장면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재단이 보유한 작품은 시민에게 열고,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작가에게는 전시장을 내준다.
호반문화재단은 2004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이다. 사업은 미술품 소장과 전시를 뛰어넘는다. 시민이 작품을 보는 공간, 청년작가가 작품을 발표하는 무대, 작가와 이론가가 연구하는 자리, 장애예술인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따로 움직인다.
시민에게 연 소장품
사진제공=호반문화재단
호반문화재단이 시민을 부르는 공간은 호반아트리움이다. 호반아트리움은 2018년 경기 광명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지난해 경기 과천으로 옮겼다. 광명과 과천 호반아트리움을 찾은 누적 관람객은 약 17만명이다.
전시만 열지 않는다. 개막 행사, 아티스트 토크, 도슨트 프로그램, 드로잉 체험 등이 있다. 공연과 문화예술 클래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작품을 걸어두고 관람객을 기다리는 공간보다, 시민이 와서 머무는 공간에 가깝다.
과천 호반아트리움의 첫 전시는 '단초의 구(球)'였다. 재단 소장품 가운데 국내외 작가 34명의 작품 40여 점을 선보였다. 이우환, 이강소, 김창열, 김춘수, 김보희, 이수경 등 국내 작가와 마르크 샤갈, 아니쉬 카푸어, 페르난도 보테로, 야요이 쿠사마, 헤르난 바스 등 해외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
이 전시는 호반문화재단이 가진 미술품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기업 컬렉션은 보통 내부 공간이나 특정 고객 행사에 머물기 쉽지만, 호반문화재단은 과천 호반아트리움을 통해 소장품 일부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청년작가에게 내준 무대
사진제공=호반문화재단

작가 지원의 앞줄에는 H-EAA가 있다. 호반문화재단은 2017년부터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 'H-EAA'를 매년 열고 있다. 올해까지 청년작가 76명을 선정했고, 누적 약 5억원의 상금과 전시 기회를 지원했다. 선정 작가에게는 전문가 컨설팅과 평론가 매칭도 붙는다.
올해 H-EAA는 10주년을 맞았다.지난 9일 과천 호반아트리움에 열린 '2026 H-EAA' 시상식에서는 총상금 6천만원이 수여됐다. 대상 상금은 3천만원, 우수상은 2천만원, 선정작가상은 각 200만원이다.
대상은 황지윤 작가가 받았다. 황 작가는 꽃과 숲, 낙화 이미지를 통해 자연의 생성과 소멸, 순환의 질서를 풍경으로 풀어냈다. 우수상은 김준서 작가에게 돌아갔다. 김 작가는 데이터와 시스템, 재개발 현장 등 도시의 경계를 미디어와 조각 작업으로 다뤘다. 강재원, 김성수, 서준, 전소영, 전주희 작가는 선정작가상을 받았다.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지난 10년 동안 76명의 청년 작가들과 함께하며 이들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어 큰 보람이었다"며 "앞으로도 청년 예술가들이 마음껏 창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H-EAA는 시상식에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선정작가전 '더 넥스트 신(The Next Scene)'은 8월 9일까지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린다. 황지윤, 김준서 등 선정작가 7명이 동양화, 서양화, 사진, 조각으로 각자의 작업을 선보인다.
지난해 선정 작가들의 후속 사례도 있다. 2024년 H-EAA 선정 작가 홍성준은 홍콩 크리스티가 선정한 '한국의 대표 동시대 작가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선정 작가 박세진은 MBN 미술 서바이벌 프로그램 '화100'에서 최종 2위를 기록했다.
중견·원로부터 장애예술인까지
사진제공=호반문화재단
호반문화재단은 청년작가 밖의 작가군도 따로 챙긴다. 2022년 제정한 호반미술상은 중견·원로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2023년에는 강운·홍순명 작가가, 2024년에는 강요배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작가전과 출판, 비평 협업도 함께 진행한다.
작가와 이론가를 위한 창작공간 지원사업도 있다. 2021년 시작한 'H아트랩'은 국내 시각예술 작가와 이론가가 창작과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작가와 이론가 30명이 선정됐다. 전시와 연구 프로젝트, 작가·이론가 매칭, 심포지엄, 강연이 함께 운영된다.
문화소외계층과 장애예술인을 위한 예술공작소도 이어지고 있다. 재단은 장애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지원하고,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AI를 활용한 '나만의 AI 만들기' 창작 프로그램과 AI 관련 강연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과천 호반아트리움에서는 H-EAA 선정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샤갈과 카푸어, 이우환과 김창열이 걸렸던 공간에 올해는 청년작가 7명의 '다음 장면'이 걸렸다.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가운데)이 9일 경기 과천시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린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 ‘2026 H-EAA’ 시상식 후 대상 수상자 황지윤 작가(오른쪽), 우수상 수상자 김준서 작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호반문화재단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왼쪽 다섯번째)이 9일 경기 과천시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린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 ‘2026 H-EAA’ 시상식 후 심사위원 및 수상작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호반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