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나랑 싸우자"는 직접적인 도전 메시지를 담은 손팻말을 든 채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개표소 봉쇄 시위에 참석한 장 대표는 "재명아, 고등학생 말고 나랑 싸우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나타났다.
이 손팻말은 장 대표 특유의 서예체로 작성돼 그가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된다. 팻말 내용 중 '고등학생'은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으로 비판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배재고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사실은 없다. 장 대표가 손팻말을 꺼내 들자 주변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재밌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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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같은 개표소 봉쇄 시위에 참석했을 때는 뿔 달린 붉은색 악마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든 그림이 그려진 손팻말을 들었다. 시위대가 그려 장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이 팻말은 이 대통령을 악마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장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 호칭을 생략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재명은 그 존재 자체로 대한민국의 재앙"이라고 말했고, 5월12일에는 이 대통령을 '강력 범죄자'로 규정하며 "이재명이 억울한 피해자면 n번방 조주빈도, 마약왕 박왕열도 억울하다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5월7일에는 "최고 존엄 이재명과 친명 부역 세력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남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되는 것"이라며 색깔론을 동원하기도 했다.
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장 대표는 "지금도 이재명 밥친구 위철환이 선관위를 장악하고 있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권력형 수사는 올스톱될 것" 등의 발언을 하며 대통령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5월15일 제주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장 대표가 국가수반인 대통령께 거의 반말조로 요즘 일관하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는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행동이란 걸 꼭 명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 원내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요청하며, 자신은 '장동혁 대표'라고 호칭하는 것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성일종 의원은 5월13일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 "만약에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을 '이재명이'라고 한다면 그거는 좀 상당히 잘못된 일"이라며 "어찌 됐든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예우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대통령으로서 존중하는 그 마음들은 여야가 입장이 바뀌어도 똑같이 가야지, 그게 대한민국 국격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저는 분명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