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금)

부채비율 1741% 적고도 "상환 무난"...신한증권, JTBC채 5010억 주관

회생 넉 달 전 마지막 회사채도 방문실사 없이 유선회의

대표주관 8회 중 방문실사 2회...상환능력 판단 근거는 미공개


JTBC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넉 달 전 발행한 공모회사채 기업실사에서 대표주관사 신한투자증권은 방문 실사를 하지 않았다. 당시 투자설명서에는 부채비율 1741.7%, 자본잠식, 단기성차입금 1975억원 등 재무 부담이 기재됐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인수인 의견에서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판단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투자설명서와 증권신고서 등을 종합하면 2021년 7월부터 올해까지 신한투자증권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주관한 JTBC 공모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5010억원이다. 이 중 신한투자증권이 총액인수한 금액은 3890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딩금융 탈환' 나선 진옥동, 신한투자증권이 또 체면 구겼다사진제공=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이 기간 대표주관을 맡은 JTBC 공모회사채는 총 8차례다. 방문 실사가 확인된 건 2021년 7월과 지난해 2월 두 차례였다. 2022년에는 코로나19로 유선 대체 사유가 명시됐지만, 이후 일부 발행에서는 별도 사유 없이 유선회의로 기업실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JTBC는 현재 채무불이행 상태다. 지난달 유동화차


입금 206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신용등급은 D등급으로 강등됐다.


회생 직전 발행도 유선회의


쟁점은 올해 2월 발행된 제42회 무보증 공모사채다. 해당 회사채는 JTBC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약 4개월 전 발행됐다. 대표주관을 맡은 신한투자증권 커버리지팀은 당시에도 방문 실사 없이 유선회의로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제42회 회사채는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로부터 각각 BBB0, 부정적 등급을 받았다. 투자적격등급 안에 있었지만 BBB급은 투자적격등급 하단부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추가 하향 가능성도 반영돼 있었다.


투자설명서에는 재무 부담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JTBC 부채비율은 1741.7%였다. 자본총계는 278억원으로 자본금 5751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누적결손금은 6951억원이었다.


단기성차입금 부담도 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JTBC의 단기성차입금은 1975억원으로 총차입금의 54%를 차지했다. 투자설명서에는 만기도래 차입금 대응 부담이 있다는 취지의 위험요인도 담겼다.


그럼에도 신한투자증권은 인수인의 의견에서 제42회 무보증사채 원리금 상환이 무난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적었다. 투자위험요인 고지와 상환능력 판단이 함께 들어간 셈이다. 발행 4개월 뒤 JTBC가 유동화차입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당시 판단 근거가 다시 확인 대상이 됐다.


방문 실사 자체가 회사채 발행 여부를 좌우하는 절차는 아니다. 방송사는 제조업처럼 생산공장이나 재고자산 확인이 핵심인 업종도 아니다. 다만 BBB0 부정적 등급의 회사채였고 단기성차입금과 현금흐름 부담이 투자설명서에 이미 기재돼 있었던 만큼, 유선회의만으로 상환능력 판단에 필요한 확인이 충분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금융투자협회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은 대표주관사가 기업실사 과정에서 발행회사 자료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주요 시설 방문과 임직원 면담 등을 통해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또 재무·회계 관련 자료 중 확인 가능한 사항은 기업 방문 때 사실확인을 충실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한다.


"상환 무난" 근거는 미공개


신한투자증권이 JTBC 회사채를 반복적으로 주관하는 동안 재무 부담은 커졌다. JTBC의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148억원, 2022년 390억원에서 2023년 -25억원으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731억원, 지난해에는 -632억원으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용등급도 하향 흐름을 보였다. 2021년 한국신용평가는 실적 부진과 콘텐츠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를 이유로 JTBC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낮췄다. 같은 해 한국기업평가는 BBB+(부정적)에서 BBB0(안정적)로, 한국신용평가는 연말 다시 BBB0(안정적)로 등급을 낮췄다.


이듬해에는 NICE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가 순차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BBB0(안정적)에서 BBB0(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후 2023년 한국신용평가는 JTBC 신용등급을 BBB0(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낮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실사에서 현장 방문은 서류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경영진과 면담하는 절차"라며 "현장 방문을 했다고 해서 회사채 발행 여부나 투자 판단이 반드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비우량 회사채일수록 투자자가 대표주관사의 실사와 투자설명서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며 "재무 부담이 커진 발행사라면 상환재원, 차입금 만기구조, 계열 지원 가능성 등을 더 보수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사 방식이 주관 부서 단독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내부 심사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실사 방식은 주관 부서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심사 절차를 거친다"며 "당시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에 따라 대표주관사로서 필요한 실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JTBC 회사채 발행·판매 과정과 관련해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이 제42회 회사채 발행 당시 유선회의로 실사를 진행한 구체적 사유와 단기성차입금 상환능력 검증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