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HD현대일렉 1.1조·효성重 3100억 수주...LS일렉은 세계 첫 DC공장 가동

AI 데이터센터·송전망 투자에 전력기기 수요 확대

HD현대일렉트릭 북미, 효성중공업 호주, LS일렉트릭은 직류 배전 선점


HD현대일렉트릭이 북미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최대 1조1212억원 규모 전력기기를 공급한다. 효성중공업은 호주 송전망 운영사와 3100억원 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S일렉트릭은 충남 천안에서 100% 직류(DC) 배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배전 변압기(왼쪽)와 전력 변압기(오른쪽). ⓒHD현대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배전 변압기(왼쪽)와 전력 변압기(오른쪽) / 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수주와 설비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변압기와 배전기기 중심의 해외 장기계약은 미국과 호주에서 나왔고, 국내에서는 직류 배전 제조시설이 처음 가동에 들어갔다.


북미 데이터센터·호주 송전망 동시 공략


2일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에서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배전기기·전력기기 장기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배전기기 5539억원, 전력기기 5673억원이다. 총 계약 한도는 1조1212억원이다.


이번 계약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필요한 배전기기와 전력기기를 묶어 공급하는 패키지 방식이다. 회사는 패키지 공급을 통해 설계 정확도를 높이고 납기, 품질, 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주처명과 세부 납품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은 전력기기 업체들이 가장 먼저 확보하려는 시장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커질수록 데이터센터 안팎의 배전설비와 변압기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호주 전력망에 공급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사진제공 = 효성중공업)호주 전력망에 공급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 사진제공=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은 호주 빅토리아주 송전망 운영사 오스넷과 310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초고압 변압기는 장거리 송전을 위해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설비다. 리액터는 송전망 전압 변동을 억제해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장치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향후 5년간 빅토리아주 송전망에 초고압 전력기기를 독점 공급한다. 지난 3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따낸 1425억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이은 호주 대형 계약이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호주 초고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라고 밝혔다. 조현준 효성중공업 회장은 "단순히 전력 설비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호주 에너지 정책에 해법을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다음은 직류 배전 표준 경쟁


LS일렉트릭은 같은 날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LS일렉트릭 DC팩토리 준공식'을 열었다. 회사 측은 이 공장이 세계 최초의 100% 직류 배전 제조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ESS 등 LS일렉트릭의 직류 전용 핵심 기기가 공장에 적용됐다.


직류 배전은 교류(AC) 전력을 직류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력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다. 현재 전력망은 교류 중심이지만 데이터센터, 태양광, ESS 등은 직류 기반 설비가 많다. LS일렉트릭은 DC팩토리 적용으로 공장 전체 에너지 효율을 10% 이상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사진1) LS일렉트릭 DC팩토리 전경.JPGLS일렉트릭 DC팩토리 전경 / 사진제공=LS일렉트릭


천안 DC팩토리의 주력 생산품은 차세대 배터리 일체형 ESS 전력변환장치(PCS) 'G2'다. LS일렉트릭은 LG에너지솔루션과 G2를 공동 개발했다. 기존 공랭식 대신 수냉식 냉각 기술을 적용해 발열 제어와 내구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는 "천안 DC팩토리는 100년 넘게 이어져 온 교류 중심의 전력 패러다임이 직류로 전환되는 역사적 이정표이자 제조 혁신의 결정체"라며 "직류 기반 핵심 기기 역량과 제조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 전력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3사는 직류 생태계 조성에서도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LS일렉트릭, 한국전력공사, 한국에너지공대, LS전선,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G전자는 이날 '글로벌 직류기술 특화 연구단지 조성 및 공동 기술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구단지 조성 규모와 부지, 기업별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