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중산층 가구의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소득 증가 속도가 집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주거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8일 KB부동산에 다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주택구입 잠재력지수(HOI)는 7.8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HOI는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실제 매입할 수 있는 아파트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7.8이라는 수치는 서울 아파트를 가격 기준으로 정렬했을 때 하위 7.8%에 해당하는 물건만 중산층의 구매력 범위 안에 들어온다는 의미다.
서울 HOI는 2020년 3분기 10.4를 찍은 뒤 금리 인상기인 2022년 말 2.3까지 급락했다. 이후 금리가 안정되면서 지난해 3분기 11.7까지 회복됐으나, 최근 집값 상승세와 시장금리 반등이 겹치며 다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장 체감도는 통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OI 계산에 쓰이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지만, 서울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실제 적용되는 LTV는 40% 수준에 머문다.
이 때문에 HOI 수치만으로는 중산층의 실제 주택 구입력을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3년 동안 중위소득 가구의 월 소득은 600만 원에서 679만 원으로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같은 기간 서울 중위 아파트 가격은 9억8000만 원대에서 12억 원을 넘어서며 22% 급등했다.
월 소득이 79만 원 늘어나는 동안 집값은 2억2000만 원 이상 치솟아, 소득과 자산 간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진 셈이다.
이런 격차가 누적되면서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아파트 재고도 급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구입 가능 재고는 11만6000가구로, 최근 1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 추세 속에서 자산가와 일반 실수요자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하반기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면서 중산층의 주택 마련 문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