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6일(금)

"히잡 벗은 여성들이 혁명수비대 찬양"... 전쟁 위기가 만든 이란의 기묘한 핑크빛 선전물

이란 정부는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기 위해 탄압하던 히잡 벗은 여성들을 포용하는 폭넓은 민족주의를 선전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탄압 대상이었던 히잡 벗은 여성들까지 포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폭넓은 민족주의를 선전하고 있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직전 반정부 시위 여파와 심화된 경제난 등으로 민심이 분열된 상태다. 


32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란 정부는 외세의 공격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용, 핵심 지지층을 넘어서 폭넓은 계층을 아우르는 통합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고 NYT는 짚었다.


이날 NYT는 최근 이란 친정부 세력은 과거 시위대였던 이란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을 계기로 정권을 지지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친정부 성향 영화감독 호세인 샤마그다리가 제작해 올린 영상에는 이란 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했던 히잡 벗은 여성들이 등장한다.


핑크색 상의와 청바지를 입고 곱슬머리를 어깨 위로 흘러내린 한 젊은 여성은 카메라 앞에서 "나는 이슬람 공화국이나 최고 지도자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전쟁의 시작을 떠올리며 생각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히잡 벗은 여성들을 탄압했던 이란 군대를 찬양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지 민병대가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영상 속 여성의 발언이 진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답변을 강요받은 징후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많은 자유주의 성향 이란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은 여전히 법적 의무이며 이를 어기면 체포되거나 태형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많은 여성이 히잡 착용 의무를 공공연히 무시해 이란 거리에서 히잡 벗은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미국의 중동 전문 싱크탱크 DAWN의 이란 전문가 오미드 메마리안은 NYT에 "수십년간 히잡 의무화는 이슬람 공화국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의 깊은 단층선 중 하나였다"며 "전쟁 이후 이란의 주요 정치·사회적 단층선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