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3일(화)

스페이스X 0주 배정, 금감원도 책임 단정엔 선...미래에셋 '판매 절차' 확인

이찬진 "왜 배정 안 됐는지 나도 이해 안 가"

배정 권한은 해외 주관사에...국내 청약·고지 절차부터 점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에 들어갔지만, 책임 소재를 미래에셋증권으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금감원은 실제 배정 권한이 해외 주관사와 발행사 측에 있는 만큼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판매 절차부터 확인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origin_모두발언마친이찬진금감원장.jpg이찬진 금감원장 / 뉴스1


지난 2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왜 배정이 안 됐는지 사실은 저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배정되겠지 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증권신고서도 직접 챙겨봤다"며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해 이런 사태는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을 향한 직접 제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증권신고서를 낸 공모가 아니라 사모로 들어간 상황이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말했다. 배정 실패 원인에 대해서도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배정 권한은 해외 주관사에


이번 사태는 스페이스X가 지난 12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고 증거금 환전까지 마쳤지만 최종 배정 물량을 한 주도 받지 못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 주문 약 5억달러를 모았지만, 미국 주관사의 최종 배정에서 제외됐다.


금감원이 먼저 들여다보는 대목은 국내 투자자에게 어떤 설명이 이뤄졌는지다. 실제 물량 배정은 해외 주관사의 판단 영역이지만, 청약을 받은 창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배정 실패 가능성을 어느 정도 고지했는지, 청약 모집 과정에서 배정 가능성이 확정된 것처럼 전달된 부분은 없었는지, 환전 이후 환불 절차와 비용 부담을 사전에 설명했는지가 확인 대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이 묶인 기간도 쟁점이다. 이 원장은 "공모 참여를 안 했으면 첫날 시장에서 샀을 텐데, 오히려 돈이 물려 사지 못한 상태"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불편하고 불만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데다 환전 비용과 환율 변동 부담을 떠안았다.


전문투자자 4000명 등록도 점검


전문투자자가 단기간에 늘어난 경위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원장은 "전문투자자가 갑자기 4천명 정도 됐다"며 "전문투자자 등록, 운영이 적절했는지도 관심 갖고 있다"고 했다. 해외 비상장주식 사모 투자 구조에서는 전문투자자 자격이 필요하지만, 일반투자자에 비해 보호 장치는 제한된다.


해외 주관사 배정 과정 확인에는 한계도 있다. 이 원장은 해외 주관사의 물량 배분과 관련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주관사는 금감원 검사 대상이 아니다.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내 금융당국이 강제할 수단도 제한적이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해외 비상장주식 사모 투자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공유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지켜야 할 사항을 공개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쟁점은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주관사와 어떤 수준의 배정 협의를 했는지다. 확정 물량이 있었는지, 기대 배정 수준이었는지, 최종 배정 실패 가능성이 투자자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따라 검사 결과의 무게가 달라진다. 금감원은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고객 설명 자료, 청약 절차, 해외 주관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