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대학을 중퇴했던 청년이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키운 억만장자 경영자로 성장했다. 최근 백악관 잔디밭에서 UFC 대회 개최를 성사시키며 화제를 모은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의 성공 스토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도박을 좋아하는 화이트 회장은 라스베이거스 도박 테이블에서 한 판에 최대 40만 달러(한화 약 6억 1천만원)를 베팅하는 위험한 승부사로 잘 알려져 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는 30만 달러(약 4억 6천만 원)짜리 판을 세 번 연속 베팅해 90만 달러(약 13억 8천억 원)를 따고 바로 자리를 뜰 수 있는 사람"라며 "몇 시간씩 앉아 있지도 않고, 카지노가 제공하는 혜택에도 관심이 없다. 전용기를 타고 다니고 식사 비용도 직접 낸다. 무엇보다 큰 손실도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나 화이트 / GettyimagesKorea
최근 그의 가장 큰 승부수는 백악관 잔디밭에서 종합격투기 경기를 개최하는 'UFC 프리덤 250' 행사에 6000만 달러(약 922억 8천만 원)를 쏟아부은 일이다.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이번 이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성격을 띠었다. 현장에는 약 20만 명의 관람객이 모였으며, 화이트는 스트리밍 시청자 수도 "엄청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외신에 따르면 화이트 회장의 순자산은 5억 달러(약 769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UFC 매각 당시 받은 대금과 각종 보너스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자산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이트 회장은 주당 280만 달러(약 43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요트를 대여해 휴가를 즐기고, 페라리 테스타로사와 맞춤형 마이바흐 등 슈퍼카를 몰며 라스베이거스에 6000만 달러 가치의 대저택을 보유한 억만장자의 삶을 누리고 있다.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특유의 강단 있는 성격은 여전하다.
지난 5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자동소총을 들고 들어와 참석자들에게 엎드릴 것을 지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대부분의 참석자가 몸을 낮췄지만 화이트 회장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끝까지 서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겸 CEO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대회 라이트급 챔피언십 경기 후 옥타곤에 입장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이후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원래 '엎드리는' 타입이 아니다"라며 "만약 총격이 벌어진다면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바닥에 누운 채 등에 총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69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난 화이트는 간호사였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어린 시절 어머니, 누나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했다. 그는 대학을 두 번이나 자퇴한 뒤 복싱 체육관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0년대 후반 보스턴에서 권투와 체육관 사업에 뛰어든 그는 1990년대 초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왔다. 당시 그는 갚지 못한 2500달러의 빚과 범죄 조직을 피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는 카지노 경영진을 상대로 주짓수를 가르쳤고, 티토 오티즈와 척 리델 등 유명 MMA 선수들의 매니저로도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학창 시절 친구였던 로렌조 퍼티타와 프랭크 퍼티타 형제를 다시 만나게 됐다. 당시 스테이션 카지노를 운영하던 퍼티타 형제는 화이트의 제안으로 UFC를 200만 달러(약 30억 7천만 원)에 인수했다.
UFC 프리덤 250 경기 / GettyimagesKorea
화이트와 트럼프의 인연도 UFC를 통해 시작됐다. 당시 UFC는 비평가들로부터 '인간 닭싸움'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미국 36개 주에서 개최가 금지된 상태였다. 경기장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UFC 물류 업무를 담당했던 버트 왓슨은 "화이트가 여러 경기장을 찾아다녔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결국 애틀랜틱시티에서 트럼프를 만났고, 트럼프는 '그냥 해보자'며 흔쾌히 경기장을 내줬다. 이후 TV 중계 계약도 성사됐고 트럼프는 초기 대회에도 직접 참석했다"고 회상했다.
왓슨은 "두 사람 모두 '안 된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UFC 초창기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화이트는 체육관을 운영하며 직접 개인 트레이닝도 맡아야 했다.
작가 스티브 시어는 "한 시간 개인 수업을 받고 40달러(약 6만 원)짜리 수표를 건넸는데, 화이트는 그날 바로 은행으로 달려가 현금화했다"며 "당시에는 차에 넣을 기름값도 부족할 정도였다. 지금의 성공은 그의 뛰어난 사업 감각을 보여주는 사례"고 말했다.
전 UFC 챔피언 랜디 쿠튀르는 화이트의 성공 비결로 사람을 읽는 능력을 꼽았다.
데이나 화이트 / GettyimagesKorea
그는 "화이트는 영리하고 사람을 잘 이해한다. 목표에 집중할 줄 알고 사교성도 뛰어나다"며 "시장과 종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평소에는 좋은 사람이지만 화를 돋우면 정말 무서운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