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의 한 주택가에는 동네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주 특별한 명물이 있다. 바로 세 살짜리 골든 리트리버 '드라이버'가 운영하는 이른바 '강아지 키싱 부스'다. 날씨가 좋은 날 초저녁이면 이곳은 드라이버에게 무료로 뽀뽀를 받으려는 행인들로 북적인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NBC 뉴스는 드라이버의 키싱 부스에 담긴 사연을 전했다.
NBC
주인 헤일리 스콧이 이 독특한 부스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소박했다. 평소 드라이버는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을 유독 좋아했다. 스콧은 이를 '길거리 TV'라고 부르며 귀여워하다가, 문득 강아지가 사람들을 단순히 바라만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지난해 여름, 집 앞에 드라이버가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나무 부스가 만들어졌다.
부스의 운영 방식은 간단하다. 스콧이 집에 있는 시간에 문을 열어두면 누구나 드라이버와 만날 수 있다. 쓰다듬는 것은 자유고, 리트리버 특유의 다정한 뽀뽀는 적극 권장된다. 간식을 주는 것도 환영받지만 딱 하나만 허용된다.
스콧은 웃으며 "드라이버가 현재 철저히 체중 관리 중이기 때문"이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드라이버와 주인 헤일리 스콧 / NBC
활기 넘치는 무디 스트리트 바로 옆에 위치한 스콧의 집 앞은 이제 동네의 작은 쉼터가 됐다. 목요일에 이곳을 찾은 주민 애니 패럴은 "요즘 사람들에게는 골든 리트리버가 주는 조건 없는 사랑과 기쁨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직접 와보니 방문할 가치가 충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화하고 친근한 성격의 드라이버를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옮긴다. 주인 스콧 역시 "드라이버는 모든 고객을 100% 만족시키는 최고의 서비스(?)를 보장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많은 방문객이 궁금해하는 드라이버라는 이름에는 뭉클한 사연도 숨어있다.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여읜 스콧은 평생 트럭 운전사로 일했던 아버지와의 깊은 유대감을 기리기 위해 강아지에게 '드라이버(Driver)'라는 이름을 선물했다. 아버지의 따뜻함이 드라이버를 통해 동네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 키싱 부스에는 정해진 운영 시간이 없다. 날씨가 좋은 초저녁 무렵 예고 없이 문이 열리는데, 스콧은 "언제 열릴지 모르는 놀라움과 설렘이 이 부스의 진짜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스콧이 이 공간을 지켜나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오직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녀는 "만약 이 이야기를 읽고 미소를 지으셨다면, 오늘 주변의 다른 사람을 미소 짓게 할 만한 작은 일을 실천해 보라"고 다정한 제안을 건넸다.
'드라이브스루' 대신 '드라이버 키싱 부스'에 들러 골든 리트리버의 뽀뽀 한 방과 따뜻한 체온을 나누는 것. 간식 하나와 맞바꾼 이 소박한 교감이 월섬 주민들의 하루를 조금 더 밝고 따뜻하게 가꾸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