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케어 프로그램 이르면 다음 주 가동
환전 수수료·경과 이자 보전 검토
창립 이후 최대 3000억 자사주 취득
보통주·우선주 매입 뒤 전량 소각 방침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이후 고객 보상과 자사주 3000억원 취득·소각을 동시에 꺼냈다. 청약 참여 고객에게는 환전 수수료와 청약금 대기 기간의 경과 이자 보전을 검토하고, 주주에게는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사옥 / 사진=미래에셋증권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르면 다음 주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국내 개인·법인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는 달러 환전 수수료와 청약금 대기 기간의 경과 이자 보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승계 세무 컨설팅 등 자산관리(WM) 서비스도 검토 대상이다.
5억달러 모았지만 국내 배정 0주
이번 프로그램은 손실 배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청약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과 불편을 보전하는 성격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 공모주는 최종 배정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 몫이 0주가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5억달러 규모 청약을 받았지만, 실제 주식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청약 참여자는 달러 환전 과정에서 수수료 부담을 졌고, 환율 변동에도 노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17일) 이사회를 열고 3천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도 결의했다. 보통주 389만8635주, 1우선주 65만3168주, 2우선주 643만7768주를 장내에서 사들이는 방식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보통주 2천억원, 1우선주 100억원, 2우선주 900억원이다.
사진제공=스페이스X
이번 자사주 취득 규모는 미래에셋증권 창립 이후 최대다. 기존 최대 취득 규모였던 1030억원의 약 3배다. 1우선주가 매입 대상에 포함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괴리를 줄이고, 취득 주식은 장내 매수 완료 뒤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투자 성과도 같은 시점 부각
미래에셋그룹이 기존에 집행한 스페이스X 투자 성과도 시장에서 함께 거론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2022~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 총 2억7800만달러를 투자했다. 고객 배정이 최종 무산된 상황에서 기존 투자 성과와 고객 케어 프로그램이 같은 시점에 부각되면서, 회사가 제시할 보상 기준과 설명 방식도 중요해졌다.
고객 케어 프로그램과 자사주 취득은 별도 의사결정이다. 다만 두 조치 모두 스페이스X 미배정 사태 이후 고객과 주주를 동시에 달래야 하는 시점에 나왔다. 청약 고객에게는 금전적 불편을 보전하고, 주식시장에는 주가 안정과 주주환원 의지를 숫자로 제시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검사는 아직 남아 있다. 특별히 기한을 정해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은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전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는 청약 안내, 최종 배정 무산 경위, 내부통제 절차 등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자사주 매입 기간은 18일부터 9월 17일까지다. 고객 케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보상 기준은 청약 금액, 환전 시점, 청약금 대기 기간 등을 기준으로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