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7일(수)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직원들 수단 난민 성 착취 의혹에 18명 해고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수단 난민을 상대로 한 성착취 사건으로 충격을 안겼다. 난민을 보호해야 할 구호 인력이 오히려 성범죄 가해자가 됐다는 사실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AP통신은 MSF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차드 동부에 피신한 수단 난민 최소 59명이 MSF 직원들로부터 성희롱과 성적 학대, 성 착취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 소녀들도 다수 포함됐다. MSF 내부 보고서는 일부 사례가 성매매나 인신매매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해자들은 식량이나 일자리를 미끼로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ettyImages-1223512587.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Korea


해당 범죄는 2024년 차드 동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단에서 내전이 시작된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구호품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용기를 내 피해를 알린 이들도 단체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답변이나 지원을 받지 못했다. MSF는 공식 신고 절차가 대부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MSF는 AP통신 취재가 시작된 뒤 공식 성명을 냈다. MSF는 "이번 비위 행위는 MSF의 가치와 책임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피해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사건과 연루된 직원 18명을 해고했다. 다만 일부 가해자는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MSF는 59건의 의혹이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수단에서는 3년 전인 2023년 4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Kore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Korea


현재 수단 사태는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로 꼽힌다. 1100만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약 2800만명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 사망자는 최소 15만명에서 최대 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수단 내전에서는 무장세력이 주민 통제와 공포 조성 목적으로 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저질렀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 아동은 물론 생후 1년 된 영아까지 무차별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성폭력은 '전쟁의 무기'로 활용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난민을 보호해야 할 구호단체 직원들마저 성착취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BBC는 "최근 몇 년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인도주의 구호 인력이 성 착취 의혹에 연루돼 왔다"며 "이러한 학대를 근절하겠다는 약속에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