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롯데시네마와의 합병 논의가 중대 변수를 맞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과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하면 메가박스의 채무 조정과 경영 정상화 작업은 법원 감독 아래 이뤄진다.
메가박스 / 인사이트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기존 합병 논의는 단순한 지연을 넘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가박스 운영사인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시네마 운영사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5월 8일 합병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어 같은 해 6월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사전협의를 신청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은 1위 CJCGV와 통합 법인 중심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합병 논의는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4월 공시를 통해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 추진 양해각서 기한을 2026년 6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후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투자자 유치 어려움과 공정위 사전협의 지연, 합병비율 산정 문제 등이 협상을 더디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 뉴스1
메가박스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기존 합병 논의는 단순한 지연을 넘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메가박스의 채무 규모와 자산 가치, 계속기업 가치와 청산가치, 미래 현금 창출 능력 등이 법원과 채권자 감독 아래 다시 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합병비율과 지분 구조는 물론, 거래 방식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
당초 양사가 검토했던 대등 합병 구도보다 회생절차 내 M&A, 자산 매각, 신규 투자 유치 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롯데 입장에서도 계산이 복잡해졌다. 메가박스와의 통합은 시장점유율 확대와 비용 절감 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회생절차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기존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두 멀티플렉스의 결합은 지역별 상영관 점유율과 소비자 선택권, 배급·상영 시장의 경쟁 제한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
업계에서는 메가박스의 회생 신청으로 기존 '대등 합병'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46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사업만 놓고 봐도 매출 1056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을 기록해 국내 멀티플렉스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자체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메가박스의 채무 조정 변수까지 고려하면 기존 조건의 합병을 추진할 동력이 약해졌다는 해석이다.
다만, 합병 논의가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롯데가 회생절차 안에서 인수자나 투자자로 다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시네마 / 인사이트
롯데시네마가 이미 메가박스의 사업 구조와 재무 현황에 대한 실사를 상당 부분 진행한 데다, 양사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 역시 검토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롯데가 메가박스를 기존 합병 파트너로 볼지, 회생절차를 거친 구조조정 매물로 다시 볼지에 달려 있다.
향후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 여부와 회생계획의 방향에 따라 롯데컬처웍스와의 통합 논의도 다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오는 23일 메가박스중앙을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들 대표자 심문기일을 연다.
법원은 심문을 거쳐 채무 규모와 재산·부채 현황, 회생절차 신청 사유 등을 확인한 뒤 개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