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6일(화)

"약자 편에 서라"... 외동딸 군인으로 키운 아버지, 장기기증으로 3명 살렸다

강원도 영월 출신의 50대 가장 김용섭(53) 씨가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 씨가 올해 2월 26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월 20일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갑작스럽게 흉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뇌사 판정을 받았고, 가족들이 장기 기증 결정을 내렸다.


0001199455_002_20260616121106251.jpg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외동딸 재경 씨는 "아버지는 평소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며 선한 영향력이 되고 싶어 하셨던 분"이라며 "아버지의 마지막 희생으로 누군가가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면 아버지께서도 분명 기증을 원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며 성실히 삶을 일궈온 김 씨는 평소 옳지 않은 일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냈고, 약한 이들에게는 따뜻한 손길을 아끼지 않았다. 딸의 친구들도 그를 '아빠'라고 부를 만큼 다정한 어른이었으며, 딸에게는 연애 고민까지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김 씨는 젊은 시절 경찰의 꿈을 키웠지만, 가족 부양이라는 현실 앞에서 그 뜻을 접어야 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재경 씨는 자연스럽게 제복을 입는 길을 선택했다.


재경 씨는 현재 9년차 직업 군인으로 육군 제2군단 군사경찰단 중사로 복무 중이다. 딸을 '내 분신'이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하던 김 씨는 늘 "약한 사람, 힘이 없는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 군복은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행동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경 씨는 아버지를 향해 쓴 편지에서 "항상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신 아빠가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멋있는 우리 아빠가 제 아빠라서 저는 너무 좋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