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이용이 쉬운 보험계약대출로 자금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소액 대출뿐 아니라 주식 호황에 따른 투자 자금 수요까지 일부 유입되면서 보험사들도 선제적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13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4% 증가했다.
통상 연말에 늘어난 보험계약대출이 1분기 들어 줄어드는 계절적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 기간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약 6000억원 늘며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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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보유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별도의 담보나 복잡한 심사 절차 없이 비교적 빠르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서민 급전 창구'로 불려왔다. 실제 전체 보험계약대출 계좌의 70% 이상이 500만원 미만 소액 대출로 형성돼 있다.
다만 최근에는 보험계약대출의 쓰임새가 단순 생활자금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보험계약대출은 신용대출보다 접근성이 높고 실행 절차도 간편하다. 여기에 증시 상승과 맞물리면서 일부 차주들이 이를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수요가 늘어나자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는 일부 상품의 보험계약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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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다음 달부터 '무배당 삼성 수퍼(Super) 보험', '무배당 건강보험 퍼스트클래스', '무배당 삼성 올라이프 Super 보험' 등 10종의 보험계약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해당 상품들은 지난해 이미 한 차례 대출 한도가 조정된 바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도 지난달 초 전체 보험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10%포인트 안팎으로 낮췄다.
업계 전반에서 보험계약대출 증가세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구조라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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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출 원금과 이자가 계속 쌓이면 가입자의 해약환급금을 초과할 수 있고, 이 경우 보험계약이 강제로 해지될 가능성이 있다.
보험사는 장기 계약 유지에 부담을 안게 되고, 가입자는 정작 보장이 필요한 시점에 보험 혜택을 잃을 수 있다.
삼성화재가 한도 축소를 넘어 일부 상품의 대출 취급 중단까지 결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번에 대출이 중단되는 상품들은 해약환급금이 낮게 설계된 저해지환급형 상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급금 자체가 적은 상품에서 대출이 늘어나면 계약 유지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결정이 다른 손해보험사로 확산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계약대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경우, 보험사들이 계약 유지와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대출 한도 축소나 일부 상품 취급 중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