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교정시설의 냉방 환경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더시사법률이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주요 대상은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에 취약한 수용자들이 거주하는 수용동이다. 에어컨은 해당 수용동의 사동 복도 등을 중심으로 설치되며, 일부 여성수용동도 설치 대상에 포함된다.
교정시설의 냉방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교도소 에어컨 있나요'라는 질문이 온라인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법무부
그동안 교도소 시설 수준이 최저 빈곤선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하에 에어컨 설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예산을 쪽방촌 거주자나 독거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0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인천구치소와 안양교도소의 수용실 온도가 각각 34도를 기록했다.
서울남부구치소와 광주교도소도 각각 33도를 나타냈다. 일부 경우에는 수용실 내부 온도가 실외 온도보다 더 높게 측정되기도 했다.
현재 일반 수용거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아 선풍기만 비치된 상태다. 선풍기조차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 가동 후 10분간 강제로 정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10일 사이 공주·광주·영월교도소와 울산구치소·천안개방교도소 등 5개 시설에서 온열질환자 7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밀 수용 상황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2022년 104.3%에서 올해 4월 기준 126.9%로 상승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법무부
광주교도소의 경우 정원 3명 수용실에 5~6명이 거주하거나 5인실에 최대 11명이 수용된 사례가 확인됐다. 수용률이 200%를 초과하는 수용실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수용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정공무원들도 폭염 속에서 수용동 순찰과 생활지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수용거실의 실내 적정온도 기준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텍사스 교도소 수감자들이 여름철 폭염 환경을 잔인한 처벌로 규정하며 에어컨 설치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사례가 있다. 법무부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각 시설별 여건을 검토해 냉방설비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범죄자한테 이럴 돈이 있으면 독거노인들 방에 에어컨 설치해 드리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의견을 표했다.
"전기세 아까워서 서민들도 틀지 못하는 에어컨을 교도소에 설치하겠다고", "교도소가 우리집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감방이 호텔이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을 언급하며 "피해자들 고통은 누가 식혀주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