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8일(목)

KB금융 회추위 가동...양종희 연임 절차에 실적·지배구조 변수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면서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첫 연임 문제가 회추위 테이블에 올랐다. 양 회장이 들고 있는 숫자는 KB금융 출범 이후 가장 크다. KB금융은 2025년 지배기업지분 순이익 5조8430억원을 냈고, 총주주환원율은 52.4%까지 높였다. 올해 1분기에도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실적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뚜렷하다. KB금융의 2025년 순이익은 전년 5조782억원보다 15.1% 늘었다. 2024년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넘긴 데 이어 2025년에도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올해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는 43%까지 올라왔다.


주주환원도 양 회장에게 유리한 숫자다. KB금융의 2025년 총주주환원율은 전년 39.8%에서 12.6%포인트 오른 52.4%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보유 자기주식 1426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발행주식의 3.8%, 약 2조3천억원 규모다. 이와 별도로 주당 1143원의 분기 배당과 6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결의했다.


주가도 연임 논리에 힘을 보탰다. 양 회장이 공식 취임한 2023년 11월 21일 KB금융 주가는 5만4100원이었다. 올해 들어 KB금융 주가는 16만원대까지 올랐고, 지난 2월 11일 금융지주 최초로 시가총액 6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날 PBR도 금융지주 최초로 1배에 도달했다. 실적, 주가, 환원율만 보면 현직 회장이 회추위에서 내세울 수 있는 숫자는 충분하다.


KB금융지주 사옥. [사진=KB금융그룹]KB금융지주 사옥 / 사진제공=KB금융그룹


문제는 회추위가 움직이는 시점이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4월 14일 회장 자격요건 세부기준을 확정하고 후보군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8월 안팎으로 숏리스트가 나오고, 9월께 최종 후보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KB금융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2023년 3월 이후 처음 선임됐다. 조화준·여정성·김성용 이사가 2023년 3월, 이명활 이사가 2024년 3월, 차은영·김선엽 이사가 2025년 3월 각각 사외이사가 됐다. 2022년부터 자리를 지킨 사외이사는 최재홍 한 명이다. 이 중 여정성 이사는 임기가 종료됐다.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회추위가 현직 회장의 연임을 어느 수준의 독립성으로 심사할지는 별도 검증 대상이다.


금융당국의 일정도 회추위 절차와 겹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1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과 방향성은 다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일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 최종안은 6월 중 나올 예정이다. 양 회장은 연임을 한다고 해도 '첫 연임'이어서 임기 제한안의 직접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KB금융은 윤종규 전 회장 3연임을 겪은 금융지주다. 이번 회추위 절차에서는 최대 실적을 낸 현직 회장과 외부 후보를 같은 기준으로 검증했는지가 쟁점으로 남을 수 있다.


정부의 금융권 압박 기조도 변수다. 새 정부는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앞세워 은행권의 자금 공급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총주주환원율은 52.4%까지 올렸다. 회추위가 실적과 주가, 주주환원만으로 연임 명분을 정리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고객-시장 불안감 상쇄시킬 견고한 신뢰-안정감 보여줘야 은행 금융 기사본문 - 미래경제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KB금융그룹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실적에서는 강하다. 다만 회장 연임 과정은 실적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변수다. CEO 임기 제한 법제화 시점, 사외이사 구성, 외부 후보 검증 방식, 세무조사 흐름이 회추위가 움직이는 5월~9월 사이에 모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