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과의 과도한 의료 상담으로 연인 관계에 갈등이 생긴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 'AI와 3시간씩 건강 상담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 A씨는 "몇 달 전 여자친구 생일선물로 구글 제미나이 유료 구독권을 선물했는데, 이후 상황이 심각해져서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A씨가 설명한 여자친구의 모습은 극심한 건강 염려증을 보여준다. 원래부터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그녀는 몸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인터넷 블로그와 각종 커뮤니티를 뒤져가며 희귀질환을 의심했다. 단순한 배 아픔에도 암의 전조증상일까 봐 걱정하며 CT촬영과 초음파검사까지 받을 정도였다.
상황은 AI 챗봇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악화됐다. A씨는 "여자친구가 '왼손 끝이 저린 증상이 뇌졸중 초기단계인지' AI에게 묻는다"며 "AI가 일반적인 답변과 함께 '정확한 진단은 의료진 상담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번엔 '편두통과 어지럼증을 함께 고려했을 때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의사가 놓칠 가능성은 없는지' 등 계속해서 추가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병원 진료에서 정상 판정을 받아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검진 결과 이상 없다고 나왔는데도 AI에게 '오진 가능성을 분석해달라'고 요청한다"며 "데이트 도중에도 '직장에만 가면 숨쉬기가 힘들다'며 AI와 지속적으로 상담을 이어간다. 이제는 저와 나누는 대화시간보다 AI와의 대화시간이 훨씬 길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처음엔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 정보도 함께 찾아보고 위로해줬지만, 이제는 제가 정신적으로 지칠 지경"이라며 "이 정도는 비정상적인 것 같은데 어떻게 말려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제 배우자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이해가 된다. 건강염려증이 원래 있던 분이라면 AI가 없어도 다른 방법으로 파고들었을 것이다. 건강염려증 자체를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방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몇 가지 약속을 정해보고 개선되지 않으면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길 권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