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사회공헌이 단순한 나무 심기 캠페인을 넘어 전기차 기반의 산림 복원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기차, 드론, 산림 데이터, 탄소 흡수량 측정이 결합되면서 자동차 기업의 ESG 활동이 한층 기술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산림청, 나무 심기 전문 소셜벤처 트리플래닛과 '산림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현대차 전현철 사업개발&지속가능경영실장, 박은식 산림청장,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 현대자동차
이번 협약은 향후 3년간 영남 산불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숲 조성과 산림 복원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기반으로 제작한 산림 특장차량 '아이오닉 드론 스테이션'을 활용한다.
이 차량은 내부에 드론 관제 시스템을 갖추고, 전기차의 V2L 기능을 활용해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드론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산불 피해지역처럼 접근이 어렵고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현장에서 전기차가 이동형 관제소이자 전력 공급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사업에서 현대차는 '아이오닉 9 씨드볼 드론 스테이션'을 통해 안동·산청·울진 등 산불 피해지역에 씨드볼 약 600kg, 총 5,000만 립을 투하한다.
'아이오닉 5 모니터링 드론 스테이션' 차량 / 현대자동차
씨드볼은 씨앗을 황토와 함께 공 형태로 빚은 친환경 식재 방식으로,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산림 지역에 활용도가 높다.
여기에 '아이오닉 5 모니터링 드론 스테이션'을 투입해 산림 생장 과정 관찰, 수목 생장 데이터화, 탄소 흡수량 측정까지 병행한다.
현대차의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사회공헌과 차별화된다.
과거 기업의 숲 조성 활동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심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사업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심고, 이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까지 포함한다.
산림 복원의 성패는 식재 물량보다 생존율과 장기 관리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드론 기반 모니터링과 데이터화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실질적 관리 체계로 작동할 수 있다.
(왼쪽부터) 박은식 산림청장, 현대차 전현철 사업개발&지속가능경영실장,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가 '아이오닉 9 씨드볼 드론 스테이션'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이 사업은 현대차가 2016년부터 운영해온 친환경 사회공헌 프로젝트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연장선으로, 현대차는 인천 수도권 매립지 미세먼지 방지 숲 조성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숲 조성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브라질, 인도, 베트남,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에서 약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했다.
이번 사업은 전기차의 활용 범위를 도로 밖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은 이동 수단을 넘어 전력 공급 플랫폼, 드론 운용 거점, 산림 데이터 수집 허브로 기능한다.
전동화 시대의 자동차가 생활과 산업, 재난 대응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차는 앞으로 산불 피해지역 복원뿐 아니라 ICT 기반 산림 관리, 스마트 산림 생태 복원, 밀원수림 조성과 지역상생, K-산림기술 글로벌 확산, 산림 분야 연구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경쟁은 더 이상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아이오닉 5 모니터링 드론 스테이션' 차량 / 현대자동차
전기차가 사회 문제 해결에 어떤 방식으로 쓰일 수 있는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공공 영역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드론 스테이션 프로젝트는 그 변화의 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 산불 피해 예방이라는 과제에 맞춰 첨단 드론 기술과 친환경 차량을 접목한 새로운 산림 복원 솔루션으로 지속 가능한 산림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