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자율주행 전용보험을 전격 출시하며 그동안 운전자와 제조사 간 책임 소재가 모호했던 자율주행차 사고 배상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다.
이번 전용보험 도입은 국내 무인 모빌리티 상용화 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올 하반기부터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자율주행 차량 200대를 광주광역시 시내 도로에 투입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하는데, 삼성화재의 '자율주행 실증도시 전용보험'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전방위로 보장하게 된다.
삼성화재 사옥 전경 / 인사이트
이번 상품은 기존 업무용 자동차보험에 '자율주행차 위험담보 특약'을 얹고, 일반보험 영역에 '자율주행 사고배상책임보험'을 신설해 결합한 구조다.
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자율주행차 소유주이자 소프트웨어 기업인 현대자동차, 에이투지, 라이드플러스로, 제조사와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공동 피보험자로 묶인다.
자동차보험은 차량별로 가입하고 일반보험은 피보험자들이 통합 보상한도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사고당 최대 100억 원, 연간 총 300억 원 수준의 대규모 보상한도를 책정했다.
이는 현대차가 공급하는 아이오닉5 기반의 레벨4 자율주행 특화 차량 200대에 우선 적용된다.
미국 대도시에서는 이미 무인택시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국내는 자율주행 사고 시 책임 소재를 가릴 명확한 보험 체계가 없어 서비스 시장 진입 자체가 막혀 있었다.
향후 웨이모에 공급될 아이오닉 5 차량 렌더링 이미지 / 현대차
특히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도 운전자 과실인지 자율주행 시스템 결함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했다.
삼성화재는 이번에 사고 발생 시 보상 절차를 명확히 정립했다.
사고가 나면 우선 자동차보험을 통해 피해자에게 '선보상'을 진행한 뒤,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이 시스템이나 제조사·플랫폼사의 과실로 판명되면 일반보험인 배상책임보험 영역으로 전환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특약에는 사이버 위협에 대비한 '해킹 피해' 보상까지 포함됐다.
삼성화재는 교통안전연구소와 손잡고 자율주행 사고분석센터를 가동해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 원인을 정밀 조사·분석할 계획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담 콜센터와 전용 창구를 통한 원스톱 사고 대응 체계도 함께 구축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차량과 시스템, 보험이 결합된 완전한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라며 "교통안전연구소와도 자율주행 실증도시 정책 지원을 위해 국내외 자율주행 보험 정책 등을 조사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