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6일(화)

"15년 동결에 재무 압박 심각"... 김태승 코레일 사장, KTX 요금 인상 공식화

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양대 고속철도인 KTX와 SRT의 통합을 앞두고 요금 인상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14일 김 사장은 광주 광산구 호남철도정비단 인근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15년간 요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아 재무적 압박이 크다"며 "이대로 가면 열차는 달리지만 돈을 벌지 못해 위기가 닥칠 것인 만큼, 언젠가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요금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레일의 경영 상황은 임계점에 달한 상태다. 현재까지 누적된 적자만 22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하루 이자 비용만 해도 10억 원씩 복리로 쌓이고 있다. 김 사장의 발언은 이러한 압도적인 부채 규모와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요금 동결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KTX·SRT 통합을 앞두고 코레일 수장이 이처럼 구체적인 재무 위기 지표를 짚으며 요금 인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김 사장은 즉각적인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코레일과 에스알(SR) 통합 과정에서 요금 10% 할인과 마일리지 5% 유지를 약속한 점을 들며 "바로 요금을 올릴 수는 없고 아직 구체적인 인상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심정으로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하고 싶지만 무리하지 않고 합의된 시점에 적정한 수준으로 논의해야 될 것"이라며 "국민 동의 및 정치권·경제부처와의 합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1일 오후 대구본부 청도역 인근 선로에서 지난해 8월 발생한 무궁화호 사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6.3.11 / 뉴스1(한국철도공사 제공)


단순 요금 인상 외에 혼잡도에 따른 탄력 요금제 도입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 사장은 피크 시간대 요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에 대해 "붐빌 때 요금을 올리는 등 요금 체계를 탄력적으로 해 수요를 조절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향후 시간대별 차등 요금 등 다각적인 체계 개편 가능성을 열어뒀다.


코레일은 요금 개편에 앞서 오는 9월까지 KTX와 SRT의 완벽한 운영 통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9월에는 조직도 운행도 앱도 모두 합쳐진 완벽한 통합 철도를 보게 될 것"이라며 "통합 고속철도의 이름은 KTX가 되지만 기존 차량 도색은 유지돼 파란색 열차와 주황색 열차를 함께 예약 앱 하나로 이용하는 시대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합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열차의 좌석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코레일은 고속열차 2편성을 하나로 연결해 좌석 수를 사실상 두 배 가량 늘리는 '중련열차' 시범운행을 지난 15일부터 시작했다. 이는 경부선과 호남선이 합쳐지는 국내 고속철도의 대표적 병목 구간인 '평택~오송' 구간의 선로 용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다. 해당 구간의 2복선화 사업 준공이 2028년 6월로 예정돼 있어 단기간 내 운행 횟수를 늘리기 어려운 만큼, 한 번에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해 승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좌석 공급 확대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인사이트정왕국 에스알 대표이사와 김태승 코레일 사장이 KTX와 SRT를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 열차 시범 운행 첫날인 15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첫 중련열차 승객들을 환송하고 있다. 2026.5.15 / 뉴스1(에스알 제공)


한편 김 사장은 철도 당면 과제인 차량 수급 및 노후 차량 교체에 대한 재정적 어려움도 토로했다. 다원시스의 납품 지연 사태와 관련해 "미도입된 차량 중 올해 7월까지 146량을 재발주하고 나머지 184량도 필요한 차량을 면밀히 검토해 내년까지 재발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2030년대 초반까지 수명이 다하는 2004년 도입 KTX 46편성의 교체 비용이 5조 원에 달한다고 밝히며, 코레일의 재무 구조상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관련 법에 따라 50%를 지원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자회사 개편에 대해서는 수익형과 기능형 등 성격에 따라 통합하는 형태를 구상 중이며 생각보다 빨리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