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디 애니메이션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 더 라스트 액트'의 국내 개봉이 한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무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사가 영상 유출 우려를 이유로 심의 절차를 거부하며 수입사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것이 알려진 상황이다.
지난 10일 제작사 글리치 프로덕션은 자사 SNS를 통해 "일부 국가들은 검열법을 두고 있으며, 우리는 영화의 원래 비전을 변경하라는 요구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개봉을 거부당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제작사는 또한 "다른 국가들에서는 영화 개봉일과 방송 공개일 간의 간격이 너무 짧을 경우 개봉이 불가능하다는 법률이 존재한다"며 "모든 형태의 개봉 취소와 거부는 보안 문제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글리치 프로덕션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한 배포업체가 우리에게 원본 비디오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들은 이를 우편으로 등급 기관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유출이 발생하며,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작사가 언급한 배포업체가 어디인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상 국내 수입사인 에스비엠엔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리치프로덕션 공식 인스타그램
에스비엠엔 측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에스비엠엔은 "계약 과정에서 등급분류를 위한 디지털 시네마 패키지 포맷과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알렸고, 상대방도 이를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등급분류 등의 절차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는데, 지금 와서 보안상의 이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에스비엠엔은 지난 8일 공식 성명을 통해 "글리치 프로덕션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파기 통보를 받았다"며 국내 개봉이 잠정 중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손위혁 에스비엠엔 대표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개인 SNS를 통해 이번 계약 파기가 에스비엠엔의 과실이나 계약 위반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글리치 프로덕션을 채무자로 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급이행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글리치프로덕션 공식 인스타그램
이런 상황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독립영화관 빅타시네마와 다른 극장 체인, 튀르키예의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비르필름 등이 상영을 위해 글리치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 더 라스트 액트'는 글리치 프로덕션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2023년부터 유튜브에서 연재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의 완결편이다. 이 작품은 에스비엠엔을 통해 다음 달 4일 국내 개봉 예정이었다.
작품은 가상세계에 갇힌 주인공 폼니가 AI 케인의 지시에 따라 강제로 게임에 참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독창적인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글리치프로덕션 공식 인스타그램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의 파일럿 에피소드는 유튜브에서 4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넷플릭스에 편성되었고, 2024년에는 전 세계 시청순위 5위권에 오르거나 예고편이 유튜브 영화 카테고리 인기 영상 2위를 차지하는 등 지속적인 인기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