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이 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여야 주요 후보들은 구포시장에서 유세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29일 오후 4시경 구포시장에는 한동훈 전 대표를 보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장 골목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요청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한 전 대표는 시장 입구부터 상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채소가게 주인이 "안 들어오셔도 된다"고 사양했지만, 가게 안까지 들어가 포옹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물을 파는 노인 앞에서는 무릎을 굽히며 "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지지자들의 열렬한 반응도 눈에 띄었다. 분홍색 옷을 입은 시민은 사인을 받고 발을 동동 굴렀고, 갈색 재킷을 입은 시민은 지인과 통화를 연결해 한 전 대표와 대화할 수 있게 했다.
한 전 대표가 30분간 시장을 둘러보고 원점으로 돌아왔을 때 눈물을 글썽이며 큰 절을 하는 시민도 있었다.
하지만 인파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행이 막히자 "좀 지나가자"며 얼굴을 찌푸리는 방문객들이 보였고, 자전거를 탄 시민은 "시장통을 다 막아놓으면 어떻게 하냐"고 불만을 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 뉴스11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들은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지 말아 달라고 반복해서 안내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언쟁도 벌어졌다. 한쪽에서 "배신자가 여기 왜 왔노! 가짜 보수가 여기 왜 왔노!"라는 외침이 나오자, 반대편에서는 "배신자는 윤석열이지!"라며 맞받아쳤다.
이때 구포시장을 찾은 하정우 전 수석이 한 전 대표와 마주쳤다. 한 대표가 "건강 잘 챙기세요"라며 하정우의 어깨를 두드렸고, 하 전 수석은 "건강하셔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두 후보는 생산적인 경쟁을 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하 전 수석은 정이한 후보 유세를 도우러 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도 만나 서로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이야기했다.
하 전 수석은 "북구에 와보니 이제 실감이 난다"며 "전재수 전 의원의 노력으로 지역에 의미 있는 성과와 기반이 마련된 만큼,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부산시와 북구청, 국회, 정부가 힘을 모아 북구를 부울경의 핵심이자 대한민국 성장 엔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하 전 수석은 "구포역 공사가 오랫동안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교통 인프라 확충, 북부권 의료 인프라 부족, 만덕 지역 교육 여건 개선, 청년 일자리 문제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실행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직접 실행에 나서기 위해 이곳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 전 수석은 이후 북구갑 지역위원회를 방문해 당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오후 5시 20분부터 구포시장에서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며 민심 청취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시장 방문 전 기자들과 만나 하 전 수석의 출마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에서) AI 골든타임이 3년이라고 했는데 그 골든타임이 끝난거냐"며 "이재명 정권이 AI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북갑 공천을 기대 중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지역 봉사에 힘썼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29일 한 주민의 리어카를 밀고 있다 / 박민식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박 전 장관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서 하 전 수석을 향해 "국정을 버린 '국버린' 하정우 수석"이라며 "내일 더 큰 동아줄이 나타났을 때, 우리 북구를 그저 자신의 성공을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고 미련 없이 떠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한 전 대표를 향해서도 "대놓고 '2년 시한부'임을 예고하며 들어왔다"면서 "아무리 남은 임기를 채우는 재보선이라지만, 시작도 전부터 대선 출마를 위해 떠날 것이라고 밑밥을 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구 주민의 삶을 2년짜리 임시 계약직, 대선 출마를 위한 발사대로 여기는 계산이 너무 뻔뻔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냐?"며 "2년 뒤 훌쩍 떠나버릴 '메뚜기 정치'가 우리 북구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