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Toss)가 대기업집단 명단에 처음 올랐다. 2015년 간편송금 앱으로 출발한 지 11년 만에 은행·증권·결제 계열사를 둔 금융 플랫폼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토스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됐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는 94위다. 지정 효력은 5월 1일부터 발생한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102개로 지난해보다 10개 늘었다. 소속 회사 수는 3538개로 1년 전보다 237개 증가했다. 신규 지정 집단은 토스를 비롯해 라인, 한국교직원공제회, 웅진, 쉴더스, 대명화학, 한국콜마, 희성, 오리온, QCP그룹, 일진글로벌 등 11곳이다.
토스의 신규 지정은 국내 금융권에서 흔치 않은 성장 경로다. 국내 대기업집단 명단은 제조업, 유통, 화학, 건설, 전통 금융지주 중심으로 짜여 왔다. 토스는 지점망이나 공장, 기존 계열사 없이 오로지 모바일 앱 하나를 앞세워 금융 서비스를 넓힌 회사다. 간편송금 서비스 회사가 은행·증권·결제 계열사를 둔 기업집단으로 커진 케이스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사진제공=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가 만든 토스의 출발은 은행이 아니었다. 이용자가 느끼던 송금 절차의 '불편'이 출발점이었다. 공인인증서, 계좌번호, 보안카드가 필요했던 송금 방식을 전화번호 기반 간편송금으로 바꾼 뒤 대출 비교, 카드, 보험, 증권, 인터넷은행, 결제로 영역을 넓혔다. 은행이 앱을 만든 게 아니라 앱이 은행·증권·결제 회사를 품었다.
지금까지 토스의 사업 확장은 이용자 접점 중심이었다. 토스증권은 모바일 주식투자 수요를 흡수했고,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예금·대출 시장에 들어섰다. 토스페이먼츠는 결제 인프라를 맡고 있다. 이용자는 앱 안에서 금융을 시작하고, 금융회사는 앱 안에서 상품을 파는 방식이다.
이번 지정으로 토스는 이용자 수와 거래량뿐 아니라 자산 규모에서도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기준에 들어왔다. 간편송금 앱으로 출발한 금융 플랫폼이 그룹 단위 자산 기준에서 재계 순위표에 오른 것이다.
공정위는 올해 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증권업 관련 집단의 자산 증가를 함께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권업 관련 기업집단의 자산이 커졌고, 다우키움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상향 지정됐다. DB와 대신 등 증권업 관련 계열사를 둔 집단의 순위도 올랐다. 토스도 이 흐름 속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명단에 처음 들어왔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으로 토스에는 대기업집단 수준의 공시 의무가 적용된다. 소속 회사는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기업집단 현황 공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 금지 의무 등을 부담한다. 스타트업식 성장 속도에 공시와 내부통제의 기준이 따라붙게 됐다.
사진제공=비바리퍼블리카
토스 관계자는 이번 지정에 대해 "금융 및 플랫폼 사업 전반에서 규모가 확대된 결과"라며 "관련 법령과 규제를 충실히 준수하고, 기업집단 차원의 투명성과 내부통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7개로 집계됐다. 교보생명보험과 다우키움이 새로 편입됐고, 이랜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