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9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내 OTT 시장의 판도를 다시 흔들고 있다.
넷플릭스가 전체 OTT 시장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쿠팡플레이는 국내 사업자 기준으로 티빙과의 격차를 벌리며 '토종 OTT 1위' 자리를 굳혀가는 모습이다.
최근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MAU는 904만 명으로 전월보다 8.7% 증가했다.
쿠팡플레이
같은 기간 티빙은 802만 명을 기록하며 800만 명 고지를 넘었지만, 쿠팡플레이와의 격차는 약 100만 명 수준이다.
한때 티빙이 턱밑까지 따라붙으며 국내 OTT 1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듯했지만, 최근 흐름은 쿠팡플레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성장 배경을 단순히 '와우 멤버십 효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쿠
팡의 멤버십 생태계가 초기 유입 장벽을 낮춘 것은 분명하지만, 이용자를 실제로 플랫폼에 머물게 만든 동력은 콘텐츠 경쟁력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무기는 스포츠와 오리지널 콘텐츠다.
쿠팡플레이는 국내 OTT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해왔다. K리그1·2 전 경기 생중계를 기반으로 축구 팬을 끌어안았고, 라리가와 리그앙 등 해외 축구 리그를 비롯해 F1, NFL 등으로 라인업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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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팬덤이 명확한 스포츠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보기 위해 가입하는 이유"를 만든 셈이다.
특히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플랫폼의 성격을 바꿔놓은 상징적인 이벤트다. 해외 유명 구단을 국내로 초청해 경기를 여는 방식은 단순 중계를 넘어선 흥행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경기 전후의 화제성, 티켓 판매, 온라인 중계, 소셜미디어 확산이 맞물리며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팬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SNL코리아'는
쿠팡플레이
이 구조는 OTT 업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국내 OTT 경쟁은 대형 드라마, 예능, 영화 중심의 물량 싸움으로 전개돼왔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라는 강한 충성도 기반 콘텐츠를 앞세워 이용자를 확보하고, 이후 예능과 드라마로 소비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콘텐츠 포트폴리오의 출발점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물론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티빙은 KBO 중계 효과와 광고형 요금제, CJ ENM 계열의 예능·드라마 자산을 앞세워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KBO는 국내 스포츠 콘텐츠 가운데 대중성과 반복 시청성이 높은 자산인 만큼, 시즌 흐름에 따라 이용자 지표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주도권은 쿠팡플레이가 쥐고 있다. 쇼핑, 배달, 멤버십, 콘텐츠를 하나로 묶은 쿠팡 생태계 안에서 쿠팡플레이는 더 이상 단순한 부가 혜택이 아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용자의 시간을 붙잡고, 멤버십의 체감 가치를 높이며, 쿠팡 전체 생태계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관건은 1000만 MAU 진입 이후다. 스포츠 중계권은 비용 부담이 크고, 오리지널 콘텐츠는 지속적인 흥행이 쉽지 않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단발성 화제성을 넘어 안정적인 콘텐츠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쿠팡플레이의 900만 돌파는 단순한 이용자 수 증가가 아니다. 국내 OTT 경쟁의 문법이 드라마 중심의 물량전에서 스포츠와 멤버십, 이벤트형 콘텐츠가 결합된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쿠팡플레이가 토종 OTT 1위를 넘어 넷플릭스와의 격차까지 좁힐 수 있을지, 다음 승부는 이제 1000만 MAU 고지에서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