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30일(목)

현대차그룹, 복정역에 8조 미래 R&D 거점 짓는다...전동화·AI·로보틱스 한곳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일대에 대규모 미래 연구개발 거점을 세운다.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차량,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그룹의 차세대 기술 조직을 한곳에 모아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4일 현대차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HMG 퓨처 콤플렉스' 신설을 위한 출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그룹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해당 법인을 통해 부지 확보와 건물 건립 등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 5개 계열사가 우선 7조3280억원을 출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추가 참여를 희망하는 계열사 수요를 반영해 전체 투자 규모를 8조원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향후 5년에 걸쳐 용지 매입과 건설비 등에 투입된다.


현대차·기아 사옥. 현대차현대차·기아 사옥 /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착공은 올해 상반기로 잡혔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HMG 퓨처 콤플렉스 건립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복정역 일대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를 잇는 수도권 동남권의 접점이다. 지하철 8호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교통 거점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는 업무, 상업, 문화, 주거 기능을 함께 넣는 복정역세권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10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HMG 퓨처 콤플렉스가 들어서면 복정역 일대 개발의 성격도 달라진다. 단순 역세권 개발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조직이 들어서는 산업 거점 성격이 더해진다. 판교, 위례, 성남 일대와 맞물린 수도권 남부 기술 벨트 안에 현대차그룹의 새 R&D 축이 생기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을 전동화와 SDV, AI,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을 묶는 연구개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각 계열사에 흩어진 기술 조직을 한곳에 모으면 연구개발 속도와 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와 로보틱스가 주요 축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와 로봇, 제조 현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AI 기술을 실제 움직이는 기계와 생산 공정에 연결하면 제조 효율과 제품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자동차그룹 CI (현대자동차그룹 제공)현대자동차그룹 CI / 사진제공=현대차그룹


HMG 퓨처 콤플렉스는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와도 맞물린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GBC를 짓고 있다. GBC에는 AI,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반영한 하이테크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GBC 준공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복정역 HMG 퓨처 콤플렉스와 삼성동 GBC, 판교 일대 자율주행 연구조직, 화성 남양연구소가 연결되면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축도 새로 짜인다. 기초 연구와 미래 기술 개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완성차 개발과 시험 기능이 수도권 남부와 경기 남부를 따라 이어지는 형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부터 피지컬 AI를 그룹 미래 전략의 주요 축으로 제시해 왔다.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거대언어모델 개발과 데이터 활용, 제조 역량 결합을 통해 AI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방향이다.


정 회장은 올해 그룹 신년회에서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로봇 등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 데이터 가치는 희소성을 더할 것"이라며 "이는 빅테크 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8조원 투자는 미래 기술 조직을 물리적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전동화, 소프트웨어, AI, 로봇, 제조 자동화를 함께 다루는 기술 그룹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의미다. HMG 퓨처 콤플렉스는 그 전환을 뒷받침할 새 거점으로 쓰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