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과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가 암 환자의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설계까지 전 과정을 하루 만에 수행하는 '암 에이전틱 AI'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21일(한국 시간) LG AI연구원은 17일부터 22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밴더빌트대 메디컬 센터와 공동 개발 중인 암 에이전틱 AI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시스템은 암 환자의 조직 병리 이미지와 유전자, 약물 반응 데이터 등을 종합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LG 측은 기존에 암 진단부터 치료법 결정까지 평균 4주 이상 걸리던 과정을 하루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LG
기술의 출발점은 조직 병리 이미지 한 장만으로 1분 이내 조직 내 암유전자 활성도를 예측하는 병리 AI '엑사원 패스(EXAONE Path)'다. LG AI연구원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표적 약물 적용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LG AI연구원이 지난해 7월 황태현 밴더빌트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예고한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개발 계획의 첫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암 에이전틱 AI는 LG의 대형언어모델 '엑사원'과 암 병리 특화 AI 등을 기반으로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협업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각 에이전트는 암 조직 이미지 분석, 조직 내 암유전자 위치 및 활성 정보 확인, AI 예측 결과와 실제 측정 결과 대조, 후보 약물 반응 검증, 치료 전략 설계, 최종 판단 지원 등의 업무를 단계적으로 수행한다.
황태현 밴더빌트대 메디컬 센터 교수는 "기존 의료 AI가 단일 질의에 단편적으로 응답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에이전틱 AI는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분석, 검증, 설계, 결정 지원까지 이어지는 구조"라며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료진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협업 모델이 임상 현장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인지, 추론, 계획, 실행의 순환 과정을 거쳐 결과를 도출한 뒤 다음 에이전트로 업무를 넘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전문 의료진이 환자 병력과 특이사항 점검, 암유전자 활성 예측값과 실측값 비교, 약물 반응 데이터 검증, 최종 치료 결정 등 4단계에 걸쳐 직접 판단하는 구조를 넣어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사진제공=㈜LG
AI 역시 각 단계에서 도출한 결과 가운데 불확실성이 높은 구간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설계됐다. 안전성,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실제 검증 결과와의 비교, 약물 반응 상관관계 분석 등을 거쳐 결과를 정리한 뒤 의료진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LG AI연구원은 환자 사례가 쌓일수록 전체 에이전트가 함께 업데이트되는 구조여서 누적 데이터 기반으로 예측과 추천 정밀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적용 범위도 위암을 시작으로 대장암, 폐암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양측은 22일 AACR 2026 기술 혁신 세션에서 '인간과 AI의 협업, 전문 의료진의 의사결정 파트너 AI'를 주제로 공동 발표를 진행한다. 이후 글로벌 제약회사와 대학 병원 등을 상대로 엑사원 기반 암 연구 방법론과 의료 현장 적용 방안을 소개하고 협업 가능성도 논의할 예정이다.
LG는 이번 연구 성과가 병원 현장에서는 맞춤형 치료 제공과 치료 성공률 제고, 제약 분야에서는 최적 환자군 선별과 적응형 임상시험을 통한 비용 및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 확산까지는 추가 검증과 의료계 협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 대표가 AI와 바이오를 미래 핵심 기술로 제시한 가운데, LG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두 분야의 융합 성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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