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쉬지 못하는 교실, 교사의 목숨까지 앗아간 비극이 결국 입법으로 이어졌다.
14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부천시을)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직원의 업무 공백 시 대체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유아교육법 및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개인의 희생으로 때우는 고질적인 구조를 법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다.
이번 입법의 발단은 최근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다. 고열에 시달리던 교사가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병가를 포기하고 출근했다가 끝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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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교사의 헌신에 의존하는 구조는 생명권 침해를 넘어 유아 안전과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교사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안전하다는 상식이 현장에선 통하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로 사립유치원 교사가 아플 때 조건 없이 단기 대체인력을 지원하는 교육청은 전국 17곳 중 서울·부산·울산·충남·제주 등 5곳뿐이다.
나머지는 원장이나 교사 개인이 알아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처지다. 전교조 경기지부 조사에 따르면 교사 1700명 중 60.5%가 독감에 걸리고도 출근했으며, 이 중 40%가 '대체인력이 없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어린이집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육교사들이 법정 휴가조차 쓰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김기표 의원이 14일 기자회견에서 대체교사 의무 배치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김기표 의원실
개정안은 이런 사각지대를 정조준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자가 교직원의 연가나 병가, 교육 시 대체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못 박았다.
여기에 국가와 지자체가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를 묶는 '통합 대체인력 지원시스템'을 만들고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김 의원은 "아파도 쉬지 못하는 교실은 교사와 아이들 모두에게 위험한 환경"이라며 "교직원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어야 교육의 질도 담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