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4일(화)

"아파도 출근해라" 유치원 교사의 죽음, 국회 움직였다

아파도 쉬지 못하는 교실, 교사의 목숨까지 앗아간 비극이 결국 입법으로 이어졌다. 


14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부천시을)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직원의 업무 공백 시 대체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유아교육법 및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개인의 희생으로 때우는 고질적인 구조를 법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다.


이번 입법의 발단은 최근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다. 고열에 시달리던 교사가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병가를 포기하고 출근했다가 끝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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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교사의 헌신에 의존하는 구조는 생명권 침해를 넘어 유아 안전과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교사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안전하다는 상식이 현장에선 통하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로 사립유치원 교사가 아플 때 조건 없이 단기 대체인력을 지원하는 교육청은 전국 17곳 중 서울·부산·울산·충남·제주 등 5곳뿐이다.


나머지는 원장이나 교사 개인이 알아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처지다. 전교조 경기지부 조사에 따르면 교사 1700명 중 60.5%가 독감에 걸리고도 출근했으며, 이 중 40%가 '대체인력이 없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어린이집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육교사들이 법정 휴가조차 쓰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2026-04-14 13 36 00.jpg김기표 의원이 14일 기자회견에서 대체교사 의무 배치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김기표 의원실


개정안은 이런 사각지대를 정조준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자가 교직원의 연가나 병가, 교육 시 대체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못 박았다.


여기에 국가와 지자체가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를 묶는 '통합 대체인력 지원시스템'을 만들고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김 의원은 "아파도 쉬지 못하는 교실은 교사와 아이들 모두에게 위험한 환경"이라며 "교직원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어야 교육의 질도 담보된다"고 말했다.